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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가 아니면 급락…극단의 부동산, 설 이후는?
-고가 아파트 거래 줄면서 시장 급등 아니면 급락 ‘착시효과’
-4월까지 서울 및 수도권 청약 시장 위주 재편될 듯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고가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가 급감하면서 주택시장에 가격 왜곡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요자들은 2~3억원 떨어진 급매물을 기대하는가 하면, 규제를 피한 수도권에선 호가가 높은 허위매물을 올리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3월 새학기 시작 전 막바지 학군 수요도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급등 아니면 급락, 부동산 시장 ‘착시현상’ 커지나=‘눈치보기’가 극심한 곳은 역시 정부가 규제책의 목표로 삼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랜드마크 ‘래미안퍼스티지’ 59㎡(이하 전용면적)은 지난 9일 21억9500만원에 계약됐다. 한 달 전 신고된 실거래가는 23억 5000만원이었다. 한달 새 1억55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8월 21억원에 거래된 후 지난해 하반기 내내 상승세를 보여왔다.

인근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2·16 대책 이후 한, 두건 급매 실거래가가 올라오면서 수요자들은 갑자기 3~4억원 급매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막상 급매건은 많지 않고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거래가 줄면서, 급락이 아닌 급등도 나타난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 아이파크’ 84㎡는 1월 24억7000만원에 실거래가가 등록됐다. 9월 같은 규모가 23억원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책에도 가격은 오히려 오른 셈이다.

새 아파트 입주권 같은 경우는 아예 신고가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의 ‘보라매SK VIEW’는 입주가 바로 가능해지면서 1일과 22일 84㎡가 13억7000만원의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13억원을 넘긴 것은 처음으로, 지난해 초만 해도 해당 아파트 같은 규모 입주권은 7~9억원 선이었다. 1년 새 수억원이 뛴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 두건의 거래가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 연휴 직전 비수기에 거래가 줄어들 데 따른 ‘착시’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울퉁불퉁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전체 통계가 아닌 국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상승기에 일률적으로 지역별 오름세가 나타났다면, 지금처럼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동네별 편차가 심하다”면서 “실수요자 입장에선 차별화된 흐름을 인지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남 대체재, 허위 매물 증가…시장 교란=고가 아파트 규제로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오히려 집값 오름세가 나타난 수도권 지역에선 허위 매물이 증가하는 등 혼란스런 시장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최근 84㎡가 10억원대에 거래된 용인과 수원, 화성시가 지난해 4분기(10~12월)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가 전국에서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용인시는 4753건, 수원시는 2724건, 화성시는 2436건이다. 최근 집값이 움직이면서 집값 상승을 이어가려는 움직임과 함께 나타난 부작용이라는 평가다.

실제 투자 수요가 아닌 실수요로 움직이는 지방 대장주 아파트들은 거래가 줄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을 더 크게 겪고 있다. 대전의 대표 고가 아파트로 분류되는 둔산동의 ‘크로바’ 아파트 84㎡ 이달 7일 7억원에 계약됐다. 한달 전 8억원에서 1억원이 내린 것이다. 그래도 호가는 여전히 9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의 경우, 외지 투자 수요가 빠져나가면서 급매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설 이후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인 4월까지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밀어내기식 분양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중심이 다시 서울 및 수도권 청약 시장 위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4월까지 경기 2만1554가구, 서울 1만7797가구, 인천 8937가구가 분양에 나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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