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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이후도 ‘전세난’…봄 이사철 불안 가중
학군 지역 전세품귀…전셋값 상승 부추겨
전세대출 규제로 ‘갭투자’ 차단…전세물량은 감소
12·16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집을 사려던 매수 대기자들이 전세로 돌아서면서, 강남·목동 등 주요 학군지역을 포함해 서울 전역에 걸쳐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봄 이사철까지 겹치면 전셋값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전세 물건이 거의 없고 가격도 강세입니다. 고가주택 보유자의 전세 대출까지 막히면서, 자녀 교육 문제로 전세를 사는 사람들이 전세자금 대출금이 회수될까 봐 걱정이 많아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중개업소 대표)

“여전히 전셋집 찾는 사람이 많은데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요. 몇 달간 전세 호가가 4억~5억원 오르면서 부르는 게 값인 상황입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A중개업소 대표)

12·16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집을 사려던 매수 대기자들이 전세로 돌아서면서, 강남·목동 등 주요 학군지역을 포함해 서울 전역에 걸쳐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봄 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전셋값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매수세가 위축될수록 전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셋값은 27주 연속 오름세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20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0.10% 올라 전주(0.11%)와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학군 수요가 꾸준한 양천구(0.30%), 송파구(0.20%), 강남구(0.15%), 서초구(0.15%) 등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한국감정원은 송파구는 잠실동 및 가락동 신축·준신축 위주로 오르며 상승폭 확대됐고, 강남·서초구는 대치·반포 등 주요 학군지역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12·16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집을 사려던 매수 대기자들이 전세로 돌아서면서, 강남·목동 등 주요 학군지역을 포함해 서울 전역에 걸쳐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봄 이사철까지 겹치면 전셋값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제공]

지난 20일부터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전세 시장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세 대출 가능 여부 등을 묻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내 집을 전세 주고 다른 집에서 전세 살던 사람들이 대출 연장이 막히면 갭투자를 했던 자기 집으로 돌아가 전세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12·16 대출규제 이전에 전세를 끼고 시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을 매입한 일부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의 경우에는 예외 적용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에 대해 전세대출 규제의 예외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27일 “정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의 중심에 일명 ‘갭투자’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 전세를 끼고 고가주택을 사들이신 분들의 경우 갭투자 목적인지 실수요자인지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 실수요자들만을 위한 예외 규정을 따로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집을 사지 못하고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며 “집값도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 당장 집을 사기보다는 당분간 전세로 살면서 관망하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지역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예년만큼 전세물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나 1주택자 비과세 요건에 ‘거주요건’이 추가되면서 집주인이 직접 실입주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2·16대책으로 매매 수요의 전세 전환, 청약 대기 수요, 교육제도 개편까지 전셋값 상승 요인이 산재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되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추가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첫 계약 때 보증금을 높여 받는 등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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