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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 "미국의 역할 매우 중요…북한도 기회 잡아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에 있어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협상의 기회를 잘 포착해 활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 및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비판하면서 미국의 행정부 변화와 상관없이 북한과의 합의가 이행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북한이 국제사회가 수긍할 만한 조치에 나설 경우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워싱턴DC에서 연 지구종말 시계 공개 행사에 참석, 모두 발언 및 취재진 문답을 통해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을 때,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북한을 끌어안고 한국이 그들을 뭐든 도울 준비가 돼 있을 때 북한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및 탄핵심판에 신경쓰고 있어 북미 협상이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거론하면서 "정치적 상황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지만 낙심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및 기후협약 탈퇴를 비판적으로 거론하면서 "가정해 보건대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 프로세스에 관여했는데 또 (미국에) 행정부 교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북측에 좋은 인센티브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합의되든 존중돼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합의 이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북측에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반 전 총장은 이어 "미국이 유엔 헌장의 원칙과 가치에 근거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정말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해서는 "일방적으로 북한이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미국이 혼자 (제재)한 것이 아니고 안보리 전체, 국제사회가 제재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어느 정도 국제사회가 수긍할 만한 역할을 할 경우 자연히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 협상을 10년간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당연히 제가 어떤 사람보다 실망이 클 수 있다. 제가 현직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니까 좀더 자연스러운 입장에서 비판적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며 "비판이 아니라 우정어린 충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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