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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반에 그친 환수율…그많던 5만원권은 어디에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지 11년이 다 되고 있다. 그동안 210조원 넘게 발행됐음에도 중앙은행으로 회수된 비율은 절반에 머물고 있어 나머지 절반의 소재 파악이 안되는 실정이다. 지하경제 유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환수액/발행액)은 60.1%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부터 오름세를 지속해온 환수율이 다섯 해만에 성장세가 꺾였다.

작년 한 해 동안 발행된 5만원권 규모는 약 26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환수된 금액은 약 16조원으로 2018년보다 8000억원 줄었다.

조세망 강화, 저금리 장기화 속 음지 축재 수단으로서의 5만원권 활용률이 높아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발행이 시작된 2009년부터 작년까지의 총 발행액은 약 212조원, 약 43억만장이다. 이 중 107조원(22억만장)이 환수돼 역대 환수율은 50.4%이다.

작년말 기준 전체 지폐 발행잔액은 123조원이다.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5.6%다. 1만원권은 전체의 12.0%, 5000권과 1000원권은 각각 1.1%, 1.3%를 차지한다.

10만원권 수표도 사용량이 0에 수렴하고 있다. 5만원권이 출시 직전인 2008년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이용실적은 9억3000만장에 달했지만 이후 급감하며 2018년 현재 8000만장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한은이 재작년 실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는 예비용 현금 중 약 80%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90%가량이 5만원권을 사용하고 있으며, 월평균 4.6회 빈도율을 보였다.

가계의 5만원권 사용금액은 월평균 32만6000원이며, 상품 및 서비스 구입 등 일반 소비지출(43.9%)보다 경조금, 종교기부금, 친목회비 등 개인간 거래(50.7%)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이 경조금을 낼 경우 82.4%가 5만원권을 사용한다고 응답했고, 부모님 용돈 등 사적이전지출시에도 51.7%가 5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조사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왔고, 상대적으로 1만원권 사용량이 급감하고 자기앞수표는 아예 종적을 감추는 등 5만원권이 생활에 불러온 변화는 생각보다 엄청나다.

그러나 최근에도 한 고액 탈세자가 다량의 5만원권을 집 싱크대에 은닉한 사실히 밝혀지는 등 ‘지하경제의 주범’이란 꼬리표는 완전히 떼지 못한 상황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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