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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면받던 ‘우리 밀’ 안방으로 돌아오다

  • 값싼 수입산에 밀렸지만 웰빙시대 주목
    비싸지만 영양 많은 건강식품 인식 확산
    ‘친환경’ 가치 중시 밀레니얼 세대에 인기
    글루텐 프리·항산화 향상…품종도 다양
    빵·과자·국수 등 활용 분야 크게 넓어져
  • 기사입력 2020-01-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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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종 앉은뱅이밀로 만든 ‘우부래도’ 통밀빵 육성연 기자
비건베이커리 ‘우부래도’에서 판매중인 100% 우리밀 식빵 육성연 기자

“우리밀 빵 있나요?” 크로아상처럼 빵의 종류도 아니고 빵을 만든 식재료를 먼저 묻는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 출생 세대)의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사실 우리밀은 오랫동안 안방자리를 빼앗긴 식재료이다. 저렴한 수입산 밀가루에 밀려났지만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에 따라 ‘고품질’ 이미지로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중이다. 가격은 비싸지만 보다 건강하고 영양많은 식품. 게다가 로컬푸드인 국내산이기에 가치는 더 올라간다.

▶영양 우수한 우리밀, 환경도 보호=처음부터 수입산 밀가루가 주인공은 아니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밀 재배는 한 때 재배면적 9만7000 헥타르(ha)로 밀 자급률이 현재보다 15.9% 높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밀가루 무상원조와 값싼 밀 수입, 그리고 70년대 분식(밀가루 음식) 장려정책으로 밀소비가 급증하면서 수입 의존도가 심화됐다. 간신히 명맥만 유지된 우리밀은 하염없이 정체기만 걷다가 지난 2000년대부터 ‘우리밀 다시 살리기 운동’과 국제 밀 가격의 폭등으로 자급률 향상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됐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품 기업의 발목을 잡은 것은 비싼 원가이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수입밀은 ㎏당 285원이지만, 우리밀은 975원으로 3.4배 가량 비싸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강과 환경보호, 그리고 로컬푸드 가치를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으로 우리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밀의 면역기능 증진 효능을 입증한 연구도 발표됐다. 한국영양과학연구소가 우리밀 음료를 6주간 마신 그룹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체내 면역세포중 대식세포의 활성을 도와주는 인터페론 감마 성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밀의 면역세포 활성도는 품종에 따라 수입밀과 비교해 2~4배 높았다.

건강적인 측면만 부각되는 것은 아니다. 강천식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사는 우리밀은 국내 환경에 가장 적합하도록 개발됐기 때문에 이로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산 밀은 1년 안에 소비되므로 보다 신선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며 “이모작을 통해 국내 재배 농가의 소득향상과 식량 자급률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했다.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강천식 농업연구사는 “겨울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자라는 우리밀은 겨울철 병해충으로 인한 농약 사용이 적어 친환경 재배가 가능하다. 더욱이 소비자의 구입까지 이동거리가 짧아 수입밀보다 발생되는 탄소량도 적으며, 겨울철 쉬는 땅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이로인한 공기 정화나 토양 유실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글루텐프리·항산화 향상 등 품종도 다양화=이름이 가장 알려진 앉은뱅이밀은 병충해에 강해 친환경적 재배가 용이한 우리밀 재래종이다. 자란 키가 무릎정도 밖에 안되어 이런 이름이 붙여졌지만 생김새보다 우수한 종자이다. 일반 밀에 비해 글루텐 함량이 적어 소화불량 걱정을 덜 수 있으며 구수한 맛 또한 일품이다.

앉은뱅이밀 외에도 현재 우리밀은 인공교배를 통해 약 40여 개의 다양한 품종을 가지고 있다. 기능성을 높인 품종들도 개발됐다. ‘오프리’는 세계 최초 논지엠오(NON-GMO, 유전자 변형 없는) 품종이다. 농촌진흥청은 전북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셀리악병의 원인 성분을 제거한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 빵이나 쿠키 등 가공 적성 또한 일반 밀과 차이가 없다.

오프리는 12조원에 이르는 글루텐프리 시장 진출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항산화 효과가 높은 품종도 나왔다. ‘아리흑’은 안토시아닌·타닌·폴리페놀 성분이 일반 밀보다 많으며, 항산화 능력도 10배 가량 높다. 검붉은색도 특징이다. 베이커리용으로 국내 최고품질인 ‘황금’ 품종도 주목할 만 하다. 추위에 강하고 성숙기가 빠르며 제빵용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차별화 특성을 가진 ‘오프리’나 ‘아리흑’ 등의 품종 개발은 국산 밀 산업의 활성화와 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빵, 과자, 국수 등 활용도 높아져=다양성과 특별함을 장착한 우리밀은 가공식품이나 빵류에도 건강을 따지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활약은 베이커리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비건 베이커리 ‘우부래도’를 운영중인 우찬 셰프는 건강한 식재료만을 고집하면서 일찍부터 우리밀을 사용해왔다. 사실 우리밀은 빵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만만한 식재료가 아니다. 우찬 셰프는 “우리밀을 사용하면 빵값이 비싸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글루텐 함량이 적어 모양잡기도 까다롭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밀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품질을 원하는 소비자 성향을 이전보다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며 “앉은뱅이밀 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빵만 찾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가공식품도 늘어났다. 일동후디스가 내놓은 ‘두부와플’은 100% 우리밀로 만든 아이용 간식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인만큼 우리밀과 같은 양질의 재료를 사용했다”며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에도 도움된다”고 했다. 이어 “국내 농가의 경제 발전이나 푸드마일리지 감소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위해서라도 우리밀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밀로 만든 라면은 최근 유럽 수출길에도 올랐다. 구례군 자연드림파크 라면공방에서 100% 우리밀로 만든 라면은 우리밀 속 글루텐 추출 기술을 개발했다. 아이쿱라면 관계자는 “이탈리아 업체측은 우리밀의 우수성에 대해 호평하고 있다. 이번 수출이 우리밀 소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우리밀은 국수나 수제비, 피자등으로 활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올가홀푸드나 초록마을과 같은 유기농 유통체인을 통해서도 판매가 늘고 있다.

김준규 국산밀산업협회 상임이사는 “국산밀은 항산화물질이 풍부하고 면역력 증진과 노인건강에 좋다는 대구가톨릭의대 이종언 박사팀의 연구도 있으며, 과거 동의보감에서는 오곡 중 으뜸이라고 설명할만큼 그 효능이 오랫동안 검증돼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땅에서 자라 한국인과 더 어울리는 국산밀은 소화가 잘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곡물”이라고 강조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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