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피플&데이터] 선거의 계절에 맞춰 ‘돌아온 안철수’…실용중도 옛길서 ‘새로운 안철수’ 찾나

안철수가 정치에 복귀했다. 1년 4개월의 공백을 딛고 다시 한 번 호남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이번 총선 의지도 다졌다. 하지만 호남 28석 중 20석 넘게 석권했던 4년 전과 달라진 정치 민심은 그의 도전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예고했다.

전날 귀국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정계 복귀 첫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과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를 잡았다. 국립현충원 참배가 정치인들의 의례적인 필수코스라면,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는 4월 총선을 향한 그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의미가 크다.

전날 귀국 직후 첫 발언 역시 호남이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많은 분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러 가는 게 제 도리”라고 강조했다. 4년전 자신에게 큰 선물을 줬던 호남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정계 복귀 발표 직후 여당인 민주당, 그리고 호남 기반 정치 세력과 대립각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전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의 기저에는 현 정권의 진영논리에 입각한 배제의 정치, 과거지향적이며 무능한 국정운영이 자리 잡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또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며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려는 야당들이 있다”며 옛 호남계 정치 세력과도 거리를 두겠다는 뜻도 더했다.

하지만 정치 지형은 4년전과 또 달라졌다. 안 전 대표가 정계 입문 당시부터 입버릇처럼 말하던 ‘중도’가 설 자리가 과거보다 넓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극단적으로 양분된 지역과 이념 기반 없이 홀로서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현 정부 들어 이런 기조는 더욱 심해졌음은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된다. 조국 사태 속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 모습은 그 단적인 예다.

그러나 ‘실용중도’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 여권에 실망했지만, 보수 야당의 손을 들어주길 주저하는 소위 ‘중도’ 표심은 여론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지난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스스로를 ‘중도’로 분류한 응답자는 26.7%에 달했다. 보수 26.5%나 진보 29.3%과 큰 차이 없는 숫자다. ‘중도’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안 전 대표가 “진영대결로 1:1 구도로 가는 것은 오히려 정부 여당이 바라는 일”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수 진영에 더해 중도·실용이 파이를 넓혀 총선에서 야권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총선은 호남이나 영남 등 특정지역의 승패가 전부는 아니다. 4년전 총선을 안철수 녹색 혁명의 승리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원내 제3당에 머물렀다는 한계도 명확했다. 또 이후 지방선거, 대선 모두 안 전 대표는 승리하지 못했다. 호남 기반 중도의 한계였다.

현충원 참배 직후 안 전 대표는 “총선에서 이합집산 여부에 질문이 많은데 방향이 중요하다”며 “국가는 속도보다 방향이다. 방향을 잡지 못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중도를 말하면서도 좌로 우로 왔다갔다 했던 과거의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고, 진짜 ‘중도’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다. 최정호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