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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 디스카운트 탈피할까…일본·대만 증시 웃돌아
지난해 말 대비 2.41% 상승
亞 주요 증시 중 홍콩 이어 2위
미중 합의에 삼성·SK 등 반도체↑

[헤럴드경제=이태형·강승연 기자] 연초 코스피가 2% 넘게 오르며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를 앞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갈등 완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등으로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추세적 상승을 지속하려면 업종 전반의 경기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7일 2250.57에 장을 마쳐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2197.67) 대비 2.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3.07% 급등한 홍콩 항셍지수를 제외하면, 일본 니케이225지수(1.63%),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83%), 대만 가권지수(0.78%) 등 주요 아시아 증시를 웃도는 상승률이다. 사상 최고치 기록 경신 중인 미국 다우지수의 경우 2.84% 올랐다.

이는 지난해의 부진을 씻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해 코스피는 막판 뒷심을 발휘해 7.67%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20% 넘게 뛰어오른 미국, 일본, 중국 등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유독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됐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졌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의 연간 순매수액은 9억2400만달러로, 대만(94억4700만달러)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최근 코스피 상승을 본격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국면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주요국 증시보다 부진한 데 따른 저가 메리트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과 반도체 경기 개선 등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일 종가 기준으로 28.91%에 달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한국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로 증시가 소외됐는데, 최근 무역합의 서명 등으로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고 다른 주요 증시 대비 가격 메리트도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많이 오르며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우리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최근의 증시 상승세 지속 가능 여부는 경제 펀더멘털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경기가 개선돼 반도체 외 업종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인 512조원의 예산을 편성,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까지 올라왔는데, 더 오르려면 미·중 무역분쟁 완화가 기업 이익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며 “또한 정부 정책의 효과가 기업의 낙수효과로 이어져 전반적인 코스피 상장사 이익 증가가 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1년 반을 끌어온 미·중 무역분쟁이 좋아지는 흐름에 접어들어 금융시장이 반영하고 있고, 경기선행지수가 돌아서는 등 좋게 볼 여지가 있다”며 “반도체 외에 다른 종목들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고, 중국 성장둔화, 미국 대선을 고려하면 상반기가 더 낫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9월 상승 전환 후 11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성장성이 높지 않은 전통 제조업은 부진을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배터리, 전기장치, 게임, 소프트웨어 등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차별화되는 모습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나머지 전통적 제조업은 여전히 정체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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