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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집에는 투기아닌 투자도 안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집은 투기 대상은 물론이고 심지어 투자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부동산 가격안정을 위한 복안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한 것으로 참뜻이야 집값 폭등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이고 특히 법으로 어쩌겠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인식의 변화를 강조한 말이겠지만 표현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집값 폭등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피해의식과 소외감이 적지않은 사회문제라는 인식은 누구나 공감한다. 잡아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부동산정책에 국민들이 따르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최근 나타나는 고위 정부인사들의 발언은 도를 넘어선다.

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은 자유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위헌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번 정 총리의 발언은 반시장적인 수준을 넘어선다고 봐야 할 정도다.

좋은 집에 살고 싶은 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꿈이다. 오히려 가져야 할 희망이다. 그건 삶의 동력이고 열심히 일하는 목적이다. 그렇게 마련한 집이 살 때보다 비싸졌다면 더 좋은 일이다. 그게 투자다. 주식투자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거주만을 목적으로 집을 사는 사람은 없다. 집값이 더 오를 것처럼 보이는 지역에 집을 사는 건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집값이 서서히 오르는 건 경제 성장과 함께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다. 옳은 현상이다. 물가가 오르는데 집값만 제자리걸음이라면 그게 잘못된 것이다.

게다가 새로 짓는 아파트들은 첨단화·고급화로 기본적인 가격상승 요인을 안고 있다. 주차장은 지하화되고 지상은 모두 공원처럼 꾸며졌으며 차가 들어오면 집안에서 식구의 귀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현관을 들어서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내려오는 첨단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아파트는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다. 새 아파트들이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아파트를 사는 게 투자다. 건설회사들은 더 주목받는 아파트를 짓기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기술이 축적됐다. 이제 해외에 주택사업으로 진출한 건설사가 한둘이 아니다. 그게 국제경쟁력이 아니고 뭔가.

투기는 안 되지만 건전한 투자는 권장해야 맞다. 수백채의 집을 가졌다해도 합법적으로 구입했다면 탓할 일은 아니다. 임대사업으로 정당하게 돈을 벌고 세금을 낸다면 더욱 그렇다. 정부가 할 일은 관심을 끌만한 집이 더 많이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다. 집 사는 걸 투자하지 말라고 막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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