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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문화 간소화에 쪼그라드는 차례주 시장
차례주시장 수년간 450억~500억원 유지 중
롯데마트서 최근 3개년 연속 매출 역신장
차례 감소 영향…수요 확대에 업체들 박차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설과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장바구니에 꼭 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차례주(제사주)’다. 차례나 성묘를 지낸 뒤 조상에게 올린 술을 가족과 나눠 마시는 것은 명절에 흔히 봐온 풍습이다. 하지만 명절에 차례상 차리는 것을 생략하거나 여행과 휴식 등 개인 일정을 보내는 인구가 늘면서 차례주도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차례주 시장은 최근 몇년 간 450억~500억원 규모를 유지하며 정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주류의 ‘백화수복’이 차례주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국순당 ‘예담’(10% 대)과 ‘경주법주’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차례주는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설과 추석에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명절 문화가 간소화되며 차례 지내는 인구가 줄다보니 최근 이 시장은 성장을 멈춘 채 고전 중이다.

백화수복 제품 이미지 [제공=롯데주류]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1월 1~14일) 차례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2% 신장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이른 설 명절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2019년 전체 차례주 매출은 전년 대비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가 최근 3개년 차례주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를 봐도 2017년 -3.4%, 2018년 -8.8%, 2019년 -2.6% 등 매년 역신장을 이어가는 추세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과거 대형마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차례주 판촉 경쟁도 사라진 모습이다. 차례주 구매 주체가 대체로 주부들이다보니 차례주에 붙이는 판촉물도 젓가락 등 주부들의 구매를 부추길 만한 실용적인 품목들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판촉물 경쟁은 물론, 과거 명절을 앞두고 공격적으로 선보였던 차례주 광고 등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대신 차례주 제조사들은 지역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명절 수요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동시에 명절을 넘어 평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국순당은 예담이 제례주로 사용되는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제례’ 행사에 매년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왕릉 등에서 하는 제례 행사에도 꾸준하게 참여해 전통 제례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차례주인 예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주법주는 다양한 전통주와 함께 선물세트를 구성해, 명절 뿐 아니라 평시 선물세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행사 간소화와 비혼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분위기 속에 차례주 수요는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차례주에 한정되지 않고 일상적으로도 즐길 수 있는 전통주로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가는 등 돌파구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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