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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산책 -함영훈 문화부 선임기자] 서방에서 펼쳐지는 설 축제

  • 기사입력 2020-01-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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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한 달로 삼는 음력은 달 만 쳐다보면 되니까 계산하기 쉬웠다. 누가 먼저 체계화했는지 따질 것도 없다.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일 년으로 삼아 이집트인이 처음 만든 양력은 다소 고도의 계산을 요하기에 음력보다 늦게 정립됐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1896년 1월 1일에야 비로소 양력을 사용하라는 어명이 포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까지 대다수 국민은 음력으로 대소사 택일을 하고 약속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음력과 양력의 불안한 동거는 설 명절 때 마다 갈등으로 터져나왔다. 박정희 군사정권은 1975년 양력 설 만을 쇨 것을 지시했고, 1978년 최규하 국무총리는 음력 설 정시 출근을 지시하고 체크했다. 음력 기준 8월15일인 추석의 가치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설은 다른 잣대를 들이대자 국민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980년 피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는 국민의 환심을 사야했다. 전두환 정권은 1985년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음력 설날 공휴일을 부활시켰고, 전씨의 육사 동기 노태우 정권은 1989년 설날이라는 이름 까지 복원해 사흘간 연휴를 부여했다.

수천~수만년 쓰던 음력에 맞춰, 새해 첫날을 기념하는 의례와 축제를 벌였던, 도도한 우리의 전통과 풍습을 총칼 가진 군부 정권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설은 음력을 오래도록 사용해온 동아시아 중심의 명절이다가, 고대~중세 아시아로부터 서진했던 사람들이 나라를 세운 유럽 동부 일부 지역, 서아시아까지 확장됐다.

물론 양력이 지배하면서 동아시아인이 건국한 헝가리(흉노, 말갈), 터키(돌궐) 등에선 설 명절 행사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설과 인연을 거의 찾기 어려운 미국 뉴욕, LA, 하와이, 프랑스 파리, 호주 시드니 등 서방의 대도시에서도 설 명절 축제가 열려 눈길을 끈다.

아시아인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 나가 살면서 동아시아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를 중심으로, 이 도시가 떠들썩할 정도로 설 명절 축하행사를 열고 있으며, 본토박이 서양인들도 이를 존중하고 함께 즐긴다.

뉴욕과 LA에서는 동양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복색의 사람들과 사자탈, 아시아의 타악기가 어우러진 거리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가장 화려한 설 명절 축제가 열리는 곳은 미국 하와이이다. 주도 호놀룰루의 대표명소 와이키키와 그 옆 여의도공원 크기의 장터 알라모아나 센터에서 사흘간 펼쳐진다. 아시아-오세아니아 문화에 익숙한 이주민들이 설 축제를 주도하는데, 올해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23~25일 열린다. 우리와의 시차가 19시간이나 나니, 한국의 설연휴 일정과 거의 일치한다.

사자춤 공연단의 공연, 용(龍)을 형상화한 퍼포먼스, 무술 시연 등 아시아 문화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피닉스 공연단·하와이언 댄스팀 등 현지문화그룹도 동참한다.

동아시아에서처럼 이웃과 선물도 나누고 덕담도 한다. 설 축제 주도자들은 쇼핑센터 전역을 돌며 새해 덕담과 번영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긴 빨간 봉투를 전한다.

전통은 잘 보존하면 공동체의 정서를 오래 공유하면서 화합력을 키운다. 앞선 정권의 예에서 보듯 전통을 무시하면 역풍을 맞게 된다.

서방 도시에서 열리는 설 축제를 동-서양인들이 함께 즐기는 모습에서 보듯, 전통을 지키는 것은 지구촌 문화를 알록달록 더욱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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