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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중독’에 빠진 우리경제…민간투자 유도 실질적 방안없이 ‘재정확대’ 의존
100조원 투자규모 내놓았지만
공공기관 투자액 60조원 제외땐
민간부문 실질 투자 40조원 불과
작년 소비·투자촉진 정책 재추진
민간경제 활력유도 효과 미미

우리경제의 ‘재정중독’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정부 경제정책도 재정에 크게 의존하는 패턴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이끌어낼 규제완화와 산업구조 개편, 일자리·소득 확충 방안 등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공공부문의 투자 확대, 광역교통망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 부양성 재정대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투자·소비 등 민간 경제활동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재정투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간의 경제활력을 이끌어낼 실효적인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재정을 계속 확대할 경우 우리경제의 재정 의존도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확대로 이어져 향후 위기 발생 시 대처능력을 고갈시키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재정지출 규모를 51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1% 늘려잡는 등 3년째 재정확대에 나서고 있다. 재정지출 증가율은 지난 2017년 3.7%에서 2018년에 7.1%로 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엔 9.5%까지 늘려잡았고, 올해도 9%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재정 조기집행을 강화해 현재의 부진한 경제상황을 돌파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조기집행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62%까지 끌어올리고, 일자리와 SOC 등 서민생활과의 연관도가 높고 경제 파급효과가 높은 분야의 예산을 중점관리대상으로 선정해 상반기 집행 목표를 일자리의 경우 66.0%, SOC는 60.5%까지 집행키로 했다.

중앙과 지방재정의 상반기 집행 규모는 지난해 294조6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26조4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물론 현재의 경제여건 상 재정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재정확대가 경제활력의 ‘마중물’ 역할을 하려면 민간의 경제활력을 뒷받침할 정책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정부가 내세운 핵심 경제정책으로 꼽히는 100조원 규모의 투자 창출 목표도 공공기관 투자액 60조원을 제외하면 민간부문의 실질적인 투자 창출액은 40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40조원 가운데서도 올해 신규로 발굴해 추진되는 민간 투자규모는 25조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와 함께 SOC 투자를 크게 확대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올해 SOC 예산은 2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6%(3조5000억원) 확대됐으며, 생활SOC 예산은 지난해 8조원에서 올해 10조5000억원으로 무려 31.3%(2조5000억원) 급증했다.

당초 물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겠다던 방침이었으나, 심각한 경제상황 및 올해 총선 등을 앞두고 대폭 확대됐다. 이외에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투자세액공제 확대, 소비 촉진을 위한 개별소비세 감면, 규제샌드박스 업그레이드 등 규제혁신 방안도 주요 경제정책에 들어있다. 산업구조 혁신을 위한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등 DNA 부문 투자 확대와 소재·부품 산업 지원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지난해에도 추진했으나 실제 효과는 미약했던 것들로, 민간의 활력을 끌어내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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