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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C그룹, 아시아나 살리고 휘청?
HDC·HDC현대산업개발 주가 바닥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부담' 원인
2조5000억 수혈로 정상화 가능할지 우려
추가지원 없어야 신용등급 유지돼

[헤럴드경제=김성미·이세진 기자]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약 2조5000억원의 인수금 중 2조원 가량을 부담하게 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라는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연일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손에 넣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2조원의 자금 수혈에 나선 점이 회사에 재무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 탓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 2만3000원 벽도 무너졌다. 8일 2만2950원에 장을 마쳐 전날보다 5.94%(1450원) 하락했다. 알짜 건설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3월만 해도 주가가 5만2700원까지 치솟는 등 시장 기대주였다.

그러나 부채총계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9조7680억원에 이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자 주가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11월에는 3만원선도 붕괴됐다.

지주사인 HDC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월 말 2만1450원까지 오른 바 있지만 전날 1만50원에 장을 마치는 등 주가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다.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2조원이 넘는 자본총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리스크를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금 투입이 2조5000억원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번 자금 수혈로 800%를 넘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300%까지 낮아졌지만 경영 정상화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황 불황으로, 실적 반등을 통한 재무상태 개선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6000억원이 훌쩍 넘는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도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경우 HDC그룹의 부담도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도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한 바 있다.

올해 2조원의 인수금을 집행할 경우 차입 등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한 탓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부담 감소가 HDC그룹의 부담 증가로 넘어갈 수 있는 실정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재무상태가 개선되고 경영정상화가 되는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항공업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추가 자금 부담 없이 아시아나항공을 이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오른 HDC그룹의 신용등급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유지된다. 이후 HDC그룹 전반의 신용도를 평가해 등급 조정 등의 결과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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