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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김준형 의사·칼럼니스트] 힘의 대가

  • 기사입력 2019-12-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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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2대 ‘유리왕’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다. 첫째 아들 ‘도절’은 일찍 병들어 죽었다. 둘째 아들은 ‘해명’이었다. 해명은 용감하고 힘이 장사였다. 무술에도 뛰어났고 따르는 부하도 많았다.

해명의 소문은 주변 나라로 퍼져나갔다. 고구려의 주변 나라에서는 해명을 시험해 보고자 했다. 그들은 아무도 당기지 못 하는 강한 활을 만들어 사신을 시켜 해명에게 보냈다. 해명이 껄껄 웃으며 활시위를 힘껏 당기자 활이 뚝 부러져 버렸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고구려에 해명이 있는 한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구나” 주변의 모든 나라는 고구려를 겨냥해 군비를 확장했다. 아직 건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구려는 국가의 기틀을 다지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명이 두려웠던 주변에서는 일찌감치 고구려의 싹을 자르려고 했다. 견디다 못한 유리왕은 해명에게 칼을 보내 자결할 것을 명령했다. 이렇게 해서 셋째 아들인 ‘대무신왕’이 왕위에 올랐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강력한 힘은 존재한다. 그러나 강력한 힘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적을 만들어 내는 법이다.

12월 초 영국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있었다. 원래 NATO는 냉전시대에 소련을 중심으로 한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대항하여 생긴 조직이었다. 그런데 소련이 붕괴되면서 싸울 상대도, 방어할 상대도 사라져 버렸다. 뚜렷한 목표 없이 30년 가까이 유지되던 NATO는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위협에 대해 언급했다. 바로 중국이다.

공동 선언문에는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과 국제정책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중국은 짧은 기간 동안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다른 나라에게는 위협이 되고 주변 국가를 적으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된다.

그런데 중국은 힘을 감추려고 하기 보다 오히려 힘을 과시하려고 했다. 군사굴기라는 이름으로 항공모함, 핵잠수함, 첨단 전투기 등을 개발하고 무기를 대량 생산했다. 국제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면 무역보복 카드를 꺼내 들고 상대를 굴복시키려고만 했다. 중국 전투기와 미국 정찰기가 충돌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순간도 연출했다. 이런 중국의 태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이 바로 이번 NATO의 공동 선언문일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몇몇 정상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뒷담화를 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해 버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만 한다. 앞서 말했듯이 강한 힘은 적을 만든다. 그렇다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적으로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미국을 동맹으로, 또는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강대국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대는 국제 경찰임을 자처하며 분쟁지역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질병, 가난, 인권 등 인류 공동의 가치를 위한 투자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재난 지역의 구호에도 많은 힘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 때문에 미국은 국제사회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바뀌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나는 사람마다 방위비를 올려달라고 한다. 그동안 미국이 지켜왔던 국제사회의 우정이나 강대국으로서의 책임감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롱받는 것이 이상한 일인가?

등소평은 사망하기 전 ‘도광양회(韜光養晦)를 100년간 유지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도광양회는 ‘빛을 감추고 그늘 속에서 힘을 키운다’는 뜻이다. 아마 등소평은 힘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를 잘 아는 지도자였던 같다.

강한 힘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그 대가란 정의의 수호와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헌신이다. 강대국이 이런 대가를 외면하면 국제사회를 적으로 돌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강대국도, 약소국도, 그 어느 나라도 원하지 않는 결과이다. G2라 불리는 미국과 중국도 이점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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