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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스트로 전하는 ‘아픈 역사의 위로’

  • 국립현대미술관 ‘당신을 위하여…’ 전
    美미디어아티스트·개념미술가 ‘제니홀저’
    한강·김혜순 등 여성작가 5인작품 발췌
    길이 6.4m ‘LED로봇사인’ 기둥에 전시
    전쟁·위안부 등 여성의 시선으로 조명
  • 기사입력 2019-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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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개념미술가인 제니 홀저의 첫 한국어 작업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공개됐다. 텍스트를 매체로 활용하는 작가는 “예술계 사람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어 언어를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제니 홀저, 당신을 위하여, 2019, 로봇 LED 사인, 640.1 x 12.7 x 12.7 cm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제니 홀저, 경구들(1977-79)로부터, 선동적 에세이(1979-82)로부터, 설치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그의 작업은 화이트큐브보다 그곳을 벗어났을 때 더 빛을 발한다. 미술관 정원의 돌 위에, 빌딩에 달린 전광판에, 광고 트럭에, 오래된 건물 위에 짧고 간결한 텍스트가 지나간다.

“A STRONG SENSE OF DUTY IMPRISONS YOU(지나친 의무감은 당신을 구속한다)”, “ SOLITUDE IS ENRICHING(고독은 사람을 풍요롭게 한다)” 등 간단치 않은 문장들이 관객의 주의를 훅 끌어당긴다. 짧게나마 주위가 환기되며 문장의 의미에 집중하게 된다. “예술계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언어를 선택했다”는 작가 제니 홀저(69)의 작품들이다.

미국의 대표적 미디어아티스트이자 개념미술가인 제니 홀저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에서 공개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 제니 홀저’를 11월 23일부터 개최한다. 2017년부터 3년간 진행된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는 서울관 내 서울박스와 로비, 과천관 야외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신작으로 구성된다.

서울박스에는 LED 로봇 사인 ‘당신을 위하여’가 설치됐다. 길이 6.4미터의 기둥은 위 아래로 움직이며 한강, 김혜순, 에밀리 정민 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호진 아지즈 등 5명 문학가의 텍스트가 지나간다. 전쟁과 폭력, 정치적 억압, 세월호 참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여성의 시선으로 본 아픈 역사가 펼쳐진다.

로비에는 제니 홀저의 초기작 ‘경구들’(1977-79)과 ‘선동적 에세이’(1977-82)가 포스터 설치로 구현됐다. 선동적 에시이 시리즈 25개 중 12가지와 경구들 시리즈에서 발췌한 문장 240개가 걸렸다. 경구들은 한글로 번역됐다. 구조적이고 함축적 언어를 적절하게 담아내기 위해 소설가 겸 번역가 한유주가 번역에 참여했고, 안상수(파주탕포그라피학교 PaTI, 날개)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들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과천관에는 ‘경구들’ 중에서 11개를 뽑아 석조다리에 새겼다. “따분함은 미친 짓을 하게 만든다(BOREDOM MAKES YOU DO CRAZY THINGS)”, “가질 수 없는 것은 언제나 매력적이다(THE UNATTAINABLE IS INVARIABLY ATTRACTIVE)” 등 임팩트 있는 문구들이 선정됐다.

전시장을 찾은 홀저는 이같은 텍스트 작업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추상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끔찍하게 실패했고, 이후 아주 명확하게 (의미가) 드러나는 콘텐츠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둘 사이의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타인과 직접 의사소통되는 매개체인 언어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작들은 여성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나는 자신과 타인을 걱정하게 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가”라며 “그런 주제 중 하나가 여성이었고, 피해자이자 동시에 맞서 싸운 여성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페미니스트 작가로 활동하며 입지를 구축한 그는 텍스트를 주 매체로 사용한 덕에 바바라 크루거, 신디 셔먼과 함께 거론된다. 현재 바바라 크루거 개인전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이달 29일까지 열린다. 두 거장의 작품을 나란히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똑같이 텍스트를 활용하지만 두 작가 작업엔 차이가 있다. 2016년 5월 발간된 한국디자인포럼에서 김상욱씨는 “제니홀저는 순수미술영역에서 텍스트를 시각적 조형성을 중심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매체 역할을 텍스트 일부로 수렴하는 실험은 진행했고, 크루거는 대중매체를 이용해 사회성이 반영된 매체 전복 시각 시스템을 구축, 청중에게 강한 메시지를 역설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했다. 서울관에 설치된 제니홀저의 작품은 내년 7월 5일까지 만날 수 있다. 이한빛 기자/vi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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