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배문숙·정경수 기자] 정부가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를 앞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각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투자의욕과 기(氣)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침체된 기업 투자가 살아나도록 규제개혁에 방점을 두고, 노동·공공부문 등 비효율적인 분야의 개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장은 재정확대를 통해 경제활력의 ‘마중물’로 삼을 필요가 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혁신성장을 가시화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9일 본지가 경제전문가들에게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역점을 둬야 할 과제를 물은 결과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기업 투자의욕을 되살리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규제개혁을 주문했다. 동시에 기업활동의 불확실성 요소인 52시간제와 노동시장 유연화 등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새로운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마련 중인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은 기업 투자의욕을 되살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규제개혁과 노동개혁 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경제정책방향 수립을 위한 현장소통의 일환으로 지난달 28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 바이오허브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규제개혁과 산업혁신, 중기로는 노동시장 개혁, 장기로 인구구조변화 대응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규제와 산업이 우선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도 “규제 개혁이 핵심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첨단산업도 국가주도로 할 수 없다며 "그걸 (기업들이) 할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고용을 유연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회복의 전제 조건인 기업 투자 확충을 위해 혁신성장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업 투자 확충을 위해선 성장 전략의 중요한 한 축인 ‘혁신성장’이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시장 진출입 관련 규제 개혁, 신성장산업 발굴 및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주문도 많았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노동시장 유연화에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주52시간제를 보완하는 대책이 필요하고 노동시장 전반을 유연화할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고 (52시간제) 보완책이 나오면 추가로 고용하게 될 것”이라며 “생산성을 높일 여지를 터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과 노동존중사회의 간판은 유지하더라도 정책 메뉴와 속도를 시장 친화적으로 조절하는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에 이뤄졌던 정책의 부작용이 계속되는 만큼, 궤도 수정을 명확히 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노동이나 규제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력 있게 개혁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전문가들의 지적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설정한 내년 경제정책 기본방향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홍 부총리는 내년에 경기회복 모멘텀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산업혁신 ▷노동개혁 ▷공공개혁 ▷인구·기술 등 구조변화에 대한 대응 ▷4대 부문 개혁의 인프라인 규제혁신 등 ‘4+1’ 프레임의 5대 개혁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효과를 낼 정책수단을 발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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