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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ICBM 발사 가능성 높아져…美 전문가들도 우려
-북한 '전략적 지위 변화' 예고
-7일 서해위성발사장서 시험
-2017년 3월 엔진시험 하기도
-미 전문가들 '북 시험유예 종료'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스키 리프트를 타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이 시험을 통한 '북한의 전략적 지위 변화'를 예고하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이 언급한 서해위성발사장에는 자동식 개폐 장치가 장착된 67m 높이의 현대식 발사대와 로켓 조립시설, 엔진 시험용 수직발사대 등이 갖춰져 있다. 현대식 발사대에서 2016년 2월 7일 광명성 4호, 2012년 12월 12일 은하 3호 등 ICBM 개발을 위한 북한의 시험발사가 이뤄졌다.

인근에 있는 수직발사대에서는 2017년 3월 18일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이 진행됐고, 북한은 이를 '3.18 혁명'이라고 부르는 등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모두 북한의 ICBM 개발 의지와 직접 연관된 시설들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언급한 전날 시험 역시 인공위성 발사체나 ICBM 엔진 개발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국방과학원이 시험 사실을 발표했고, '전략적 지위'를 언급한 것 역시 ICBM 시험과 연관짓게 되는 근거다.

북한은 대출력 발동기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지 8개월여 만인 2017년 11월 29일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했다. 당시 국방부는 이 발사체의 사거리를 1만3000㎞로 추정했다. 북한에서 발사해 미국 동부 워싱턴DC를 직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발사체의 1단 엔진은 화성-14형 엔진 2개를 결합(클러스터링)한 것으로 옛 소련제 RD-250 트윈엔진을 모방해 개발한 일명 '백두산액체엔진'으로 불린다. 액체엔진은 연료 충전을 해야 해 고체엔진보다 발사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번 시험은 북한이 ICBM급 로켓 연료를 액체에서 고체로 전환하기 위한 시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4·15형 ICBM 발사에도 성공했지만, 아직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체연료를 갖추지 못했다"며 "이번 시험에서 ICBM용 고체연료 엔진의 연소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상 고체엔진 개발보다는 액체엔진 대형화를 통한 대형위성 발사 능력을 갖췄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의 RD-250 트윈엔진 2세트를 결합해 탑재무기 중량을 더 높였을 거라는 것이다. 앞서 발사한 화성-15형 엔진 추력은 80ft(톤포스)로 100~200㎏의 위성체를 올릴 수 있다. 대형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북한은 남한의 전략시설을 대부분 위성으로 감시할 수 있다. '전략적 지위 변화'는 이런 능력과 연계된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북한 무기체계 분석가인 네이선 헌트는 워싱턴포스트에 "이번 발표는 (핵·장거리미사일) 시험 유예를 끝내는 데 있어 첫 번째 확실한 조치"라고 말했다.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단거리 미사일 시험으로 1년을 보낸 후, 북한 정권은 완전한 (미사일) 시험 프로그램을 재개하기 직전에 있다"고 우려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의 한국 담당 국장도 트윗을 통해 "북한은 미국 및 한국과의 데탕트가 수명을 다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번 주 백악관의 두 고위 관리는 나와 만남에서 ICBM 시험 발사를 '레드라인'이라고 불렀다"며 김 위원장의 절제를 주문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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