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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고농도 초미세먼지 덮쳤을때…정량화 연구해보니 “34% 국내 영향”
표준과학연 정진상 박사팀 규명
비상저감조치 규제 중요한 자료
정진상 표준연 박사가 미세먼지 정량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찾아왔다. 올해 1~3월에도 초미세먼지는 수차례 ‘나쁨’ 수준을 보여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효됐다. 비상저감조치에는 차량 운행 제한, 오염물질 배출시설 규제 등이 해당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 또한 여전하다. 뜨거운 감자인 초미세먼지 국내·외 기여도는 물론, 국내에서 발생하는 어떤 물질이 초미세먼지의 추가 생성 원인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규명이 필요한 때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박사팀은 겨울철 초미세먼지의 국내·외 기여도 및 국내 생성량을 정량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정진상 박사는 지난해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기간에 사용한 폭죽이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미세먼지 전문가 중 하나다.

연구팀은 지난 2014년 2월, 7일동안 백령도와 대전에서 포집한 초미세먼지를 분석된 화학조성별 농도변화를 이용해 국내외 영향 정량화 연구를 수행해왔다.

연구결과 겨울철 7일간 고농도 기간 동안 고농도 초미세먼지의 중국 등 국외 영향이 66%, 국내 영향이 34%임을 밝혀냈다. 국내 생성량 중 질산염(57%)과 암모늄(18%)이 국내에서 추가 생성되는 초미세먼지에 가장 많이 기여한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밝혀냈다.

현재 초미세먼지의 기여량을 산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모델링이다. 하지만 모델링은 배출량 자료와 화학반응식에 아직까지 불확도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델 모사결과에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 중에서 포집한 초미세먼지를 분석한 결과는 측정값의 신뢰도가 모델 모사에 비해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지상 측정값을 이용한 추적 연구만 수행됐을 뿐, 정확한 수치까지 파악할 수 있는 정량화 연구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석탄 연소 시 배출되면서 국내 배출량은 미미한 비소를 장거리 이동의 추적자로 활용했다. 석탄에서 주로 배출되는 비소는 겨울철 중국 등 국외에서 고농도 오염물질이 유입될 때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연구팀은 국외 영향이 큰 백령도와 국내외 영향을 고루 받는 대전의 비소 농도를 기준으로, 초미세먼지의 국외 유입량과 국내 생성량을 정량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정진상 박사는 “백령도에서 대전까지 초미세먼지가 유입될 때, 제시된 방법을 활용하면 국내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한 양을 산출할 수 있다”면서 “해당 결과를 대전 초미세먼지 농도에서 감산하면 국외 유입량 또한 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시 종합규제가 아닌 효과적인 ‘핀셋 규제’가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질산염과 암모늄은 각각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 가스가 대기 중에서 반응하여 생성되는 물질이다. 즉 초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할 때 발생하는 비상저감조치는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의 배출을 규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질소산화물은 자동차 배기가스에 포함돼있고, 암모니아는 축산 분뇨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농도 초미세먼지의 국내외 영향을 확실히 파악하고, 국내에서 어떤 물질이 얼마나 추가로 생성되는지를 규명했다”며 “국내에서 효율적인 비상저감조치를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환경분야 국제학술지 ‘대기환경’ 8월호에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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