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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부는 웬만큼 하는데 삶의 질은 떨어지는 한국학생들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삶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일 발표한 ‘2018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결과가 그렇다. 공부에 찌들어 인성과 정서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학교 교육의 방향점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평가는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3년 마다 실시되는데 우리나라는 이번에 수학 5~9위(526점), 과학 6~10위(519점), 읽기 6~11위(514점)의 순위를 기록했다. 직전인 2015년 평가 순위는 수학 6~9위(524점), 과학 9~14위(516점), 읽기 4~9위(517점)였다. 우리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순위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 폭이 워낙 미미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조사 대상국이 OECD 회원 37개국을 포함해 세계 79개국이다.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교육 당국의 설명도 틀린 건 아니다.

다만 읽기 부문 순위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삶의 만족도가 여전히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는 게 염려스럽다. 이번 조사에서 기록한 우리 학생들의 읽기 영역 평균 점수는 514점이다. 2000년 평가가 시작된 뒤로 가장 낮은 점수다. 2006년에는 556점으로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이후 12년 연속 점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예사로 넘어갈 일은 아닌 듯하다. 더욱이 기초문장만 이해 가능한 ‘레벨 1’ 이하의 학생 비율이 15.1%로 2009년 5.8%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학생들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가까이 하다보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은 미래가 없다. 인성을 쌓고 정서를 함양 하는데 독서는 필수다. 획기적인 독서 지도 방안이 절실해 보인다.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 학생들의 낮은 삶의 만족도다. 한국 학생들의 이 부문 평균은 10점 만점에 6.52점이다. 7.04인 OECD 평균점보다 여전히 낮다. 전체 조사 대상국 가운데서도 이 부문에서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마카오 일본 홍콩 등 6국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 학생들은 공부에 눌려 삶의 질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다 학교가 대학입시 학원화된 탓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입에 올인하느라 정작 자신이 좋아하고 소질있는 걸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입 제도의 혁명적인 개혁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번 조사 결과가 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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