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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센 장마도, 칼바람도1000년 버텨낸 진천 농다리 건너 붕어찜 먹으러 가볼까
300만평 부지에 들어선 증평 에듀팜관광단지 볼거리 탈거리 많아
충북 최대 호수 초평저수지엔 세월낚는 강태공들과 붕어찜 마을
전망대에서 바라본 초평저수지와 한반도 지형.

[헤럴드경제(증평)=김성진 기자] 겨울이다. 벌써 영하 10도의 찬바람이 한바탕 불고 지나간 연말, 그래도 주말이면 어디로 떠볼까 고민하는 여행마니아들을 막을 수는 없다.

눈과 추위는 많은 사람들을 집에 묶어두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때만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객들의 환영을 받는다. 겨울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강원도와 동해안처럼 천년주목이 쓸쓸히 버틴 설산과 거센 파도 몰아치는 겨울바다는 겨울이어야, 코끝이 쨍하도록 추워야 제맛이니까.

석양 무렵 바라본 초평저수지.

그러고보면 '충청북도'는 조금 애매하다. 산세도 남성답게 거칠고, 기온도 한반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만큼 차갑다. 하지만 강원도처럼 대중들에게 '겨울 관광지' 이미지가 알려지지도 않았고, 인근 충남처럼 바다가 있거나 접근성이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즐겨 찾는 히든 플레이스도 있고,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시설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증평 제천 청주를 돌아봤다.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의 익스트림 루지 코스.

지난 8월 개장한 증평 에듀팜관광단지도 그런 곳 중 하나다. 교통이 좋지않아 인근 주민들만 알음알음 낚시를 즐기러 오던 원남저수지 주변 300만㎡에 중부권 최대의 관광단지로 조성중인 이곳은 익스트림 루지, 롤러코스터 보트, 양몰이 공연 등 이색적인 레포츠등 볼거리와 즐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18홀 골프코스와 90객실 규모의 콘도미니엄까지 갖추고 있어 관광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종합테마파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워터파크와 콘도도 추가건설중이다.

양들을 카우보이의 지시에 따라 자유자재로 몰 수 있는 영리한 보더콜리의 양몰이 공연도 흥미롭다.

익스트림 루지 체험장은 난이도가 높은 A코스(1.38㎞)와 낮은 B코스(1.47㎞)를 즐길 수 있으며, 마리나 클럽에서는 제트보트와 요트, 드래곤 보트, 허리케인, 플라이 피쉬, 바나나 보트 등을 운영 중이다. 수상레포츠를 즐기려면 여름이 제격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는 영리한 보더 콜리의 양몰이공연도 인기다. 베테랑 캘리와 2살박이 코니가 20여마리의 양떼를 카우보이의 명령과 휘슬소리에 따라 자유자재로 몰아가는 모습은 매우 흥미롭다. 삼양목장 등에서 수많은 공연을 했던 심우진 카우보이는 "앞으로 오리몰이 공연도 보여줄 예정이고, 양몰이 공연도 훨씬 넓은 공간에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는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편리한 곳에 자리한 증평에듀팜관광단지가 중부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태공들에게 인기있는 초평저수지에는 좌대가 많이 떠 있다.

증평에서 30㎞가량 떨어진 진천에는 낚시꾼의 성지 중 하나인 충북 최대의 호수 초평저수지와 1000년된 돌다리 '농다리'를 볼 수 있다.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에 위치한 초평저수지는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린다. 초평저수지는 충청북도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인근 곡창지대에 물을 공급하였으나 지금은 농공단지가 들어서면서 농업용수의 기능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초평저수지는 충주호와 함께 가장 유명한 낚시터로, 꽤 많은 강태공이 찾는 곳이다. 지금도 저수지를 찾으면 호수 위에 수많은 좌대가 꾼들을 기다리고 있다. 얼음낚시로 잘 알려졌으며 잉어·붕어·가물치·뱀장어가 많이 올라온다.

초평 붕어마을 안내판

초평저수지 일대에는 붕어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저수지주변으로 민물요리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19곳 있는데, 그 중에 '붕어찜'을 전문으로 조리하는 '붕어마을' 음식촌이 조성되어 전국의 붕어찜 애호가들이 즐겨 찾아온다. 2008년 '충북향토음식거리'로 지정된 이곳에서는 매년 붕어찜 축제도 열린다.

초평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올라가 볼만하다. 두타산 삼형제봉 한반도지형전망공원에 오르면 초평호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다. 한반도 지형처럼 보이는 곳은 전국에 제법 많지만 이곳은 중국,한국, 제주도에 일본 열도까지 비슷하게 자리잡고 있어 특이하다. 저수지에 위에 점점이 흩어진 좌대가 그대로 풍경이 된다.

진천농다리.
하늘에서 내려본 진천농다리.

저수지를 따라 겉다보면 진천군 문백면 세금천에 놓인 진천농다리에 다다른다. 이 다리는 선조들의 지혜를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로 예로부터 굴티마을 주민들은 이 돌다리를 ‘농교(籠橋)’ 또는 ‘농다리’라 불러왔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진천 농다리는 본래는 28수(宿)를 응용하여 28칸으로 만들어졌다. 사력암질의 붉은 색 돌을 물고기 비늘처럼 쌓아 올려 교각을 만든 후, 상판석을 얹어 놓고 있다.

이 다리는 규모도 크고 축조술도 특이하다. 돌의 뿌리가 서로 물려지도록 쌓았으며 속을 채우는 석회물의 보충없이 돌만으로 쌓았다. 교각의 폭은 대체로 4m 내지 6m 범위로 일정한 모양을 갖추고 있고, 폭과 두께가 상단으로 올수록 좁아지고 있어 물의 영향을 덜 받게 하기 위한 배려가 살펴진다. 거센 장마에도 유실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상판석의 돌은 특별히 선별하여 아름다운 무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자, 산책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된 수변 데크 등이 조성되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으며, 주변 산과 잘 어우러져 조용히 자연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운보의 집.

초평저수지에서 30분만 달리면 청주가 나온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는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거장 운보 김기창 화백이 기거하던 집을 중심으로 조성한 ‘운보의 집’이 나온다. 약 3만여 평의 대지에 미술관과 분재공원, 수석공원, 조각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이곳은 운보 화백 어머니의 고향으로 운보 화백이 1976년 부인 고 우향 박래현 화백과 사별 후 7년에 걸쳐 한옥을 지은 뒤 이곳에서 기거하며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운보의 집 내부 전시공간.

운보 화백은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다. 8세 때 보통학교 입학 첫 날 장티푸스에 걸려 고열로 인한 후천성 청각장애인이 되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17세에 이당 김은호 화백 문하에서 그림을 배웠다. 1993년 예술의 전당 전시회 때 하루에 1만 명이 입장한 진기록도 세웠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 화가다.

‘운보의 집’은 한국의 100대 정원 중 한 곳이며, 우리 전통양식인 한옥으로 안채와 행랑채, 정자와 돌담, 연못의 비단잉어까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개인 미술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운보미술관’에는 한국 근대미술사의 거목인 운보 화백의 독창적인 예술세계와 주옥같은 10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부인 박래현 화백의 작품과 월북한 동생 김기만 화백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운보의 집’ 곳곳에는 세계 최대의 명품 분재들이 전시돼 있어 분재예술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엄선된 분재들은 한옥과 정원, 돌담장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잔디정원에서는 국보급 야외 자연석들이 분재들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조각공원에는 유명 작가들의 다양한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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