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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만의 신규분양 무산…‘한국의 맨해튼’ 여의도엔 헌집만
‘옛 MBC’ 부지 브라이튼 여의도
연내 일반분양 무산 후분양 고려
타 재건축 단지도 정비사업 막혀
주택노후화 문제 도마 위 오를 듯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MBC 부지 인근의 모습. 브라이튼 여의도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헤럴드경제DB]
브라이튼 여의도 복합단지 조감도. [신영 제공]

‘한국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15년 만에 추진됐던 일반 아파트 분양이 무산됐다. 오는 2023년까지 여의도 내 다른 재건축 단지 등에서 분양이 진행될 가능성 또한 낮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주택 노후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이튼 여의도 연내 분양 무산, “후분양 등 다양한 방안 모색”=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추진됐던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 454가구의 연내 일반분양이 무산됐다. 해당 단지는 여의도 옛 MBC 부지를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신영·GS건설·NH투자증권)가 컨소시엄 형식으로 매입한 이후 본격적으로 복합단지 조성 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에 이어, 지난달 6일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잇따른 정부 규제로 사업 진행에 직격탄을 맞았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정비사업 단지의 경우 6개월의 유예기간을 받지만, 브라이튼 여의도는 자체개발 사업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유예기간이 따로 주어지지 않는다.

일단 컨소시엄 측은 복합단지 준공이 예정돼 있는 오는 2023년 후분양 등 다른 대안을 찾기로 방침을 정했다. 신영 관계자는 “(정부 규제 등으로) 지금 상황으로는 더이상 일반 분양 진행 어렵다고 판단되고, 내년에도 상황이 쉽지 않다”며 “준공 시점에 가서 방향을 찾아볼 예정이지만 돌파구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일반분양 통매각’ 관련 갈등으로 서초구청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재건축 조합의 소송 결과가 향후 컨소시엄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2008년 이후 신축 아파트 전무…재건축 사업진행도 불투명=이번 분양 무산으로 여의도 지역의 주택 노후화 문제도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여의도는 지난 2004년 ‘여의도자이’ 이후 15년간 새아파트 분양이 없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2000년 이후 여의도에서 선분양 후 준공된 아파트는 여의도자이(2008년 준공)를 비롯해 롯데캐슬아이비(2005년), 롯데캐슬엠파이어(2005년), 여의도금호리첸시아(2003년), 대우트럼프월드II(2003년) 등 총 7단지, 2277가구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2010년 이후에는 신규 아파트 입주가 없었다.

이들 단지를 제외하면 시범아파트(1971년), 삼부아파트(1975년) 등 70년대 준공된 재건축 아파트들이 여의도 주택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압구정·대치·여의도 등 주요 지역의 재건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서울시 상황을 고려하면 재건축 단지들의 정비사업 진행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1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 이석주 자유한국당 의원의 재개발·재건축 계획 관련 질의에 “워낙 예민한 지역들”이라며 “재건축·재개발을 진행하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입장을 선회해 재건축 아파트의 정비사업 진행이 빨라진다고 해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다른 규제가 여전한 점을 감안하면 2023년 이전까지 뚜렷한 분양 일정이 잡힐 공산도 크지 않다.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의 한 소유주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재건축을 하지말자는 게 이곳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아파트를 제외한 여의도 일대 개발 작업은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내년 7월 준공 예정인 여의도 파크원(333m)은 63빌딩(249m)과 IFC(284m)를 넘어 이 지역의 새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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