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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강태은 프렌닥터연세내과 비만클리닉 부원장] 술잔을 비우고 인생을 채우는 연말 건강법

  • 기사입력 2019-12-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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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인이다!” 위풍당당 외칠 세계 랭킹 1위 종목이 있다. 교육열 1위, 조선업 1위, 재활용률 1위, 인터넷 속도 1위, 관공서 업무처리 속도 1위!

하지만 달갑지 않은 또 하나의 1위가 있다. 몇 년 전 24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이 ‘알코올 칼로리 섭취 1위’란 결과가 나왔다. 1등을 차지한 데엔 알코올 도수가 높은 한국인의 소주 사랑이 큰 몫을 했겠지만 세계보건기구, 세계암연구소에서 발암물질 1군으로 ‘술’을 규정한 사실을 상기한다면 우리를 죽음의 문턱으로 빠르게 인도하는 술과 친밀한 한국의 음주문화에 냉정한 시각을 갖고 건강을 돌봐야 할 때다.

“난 소주!”, “난 맥주!” 한국인들은 밥상머리 한 켠에 정(情) 반찬을 더하듯 술을 찾는다. 그리고 술을 통해 사랑을 고백할 용기도 얻고 앓던 관계의 오해를 풀며 버티기 힘든 현실을 잠시나마 잊는다.

그런데 도대체 왜 술이 인간의 삶에 고통의 물질로 작용하는 걸까? 오늘은 필자가 술이 체내 발암물질로 작용하는 과정을 똑소리 나게 설명해 주련다.

우리가 섭취한 밥, 콩, 고기가 통째로 흡수되어 대변으로 밥, 콩, 고기로 배출되지 않듯 술도 인체에 흡수되면 알코올 대사과정을 통해 흡수 분해된다. “건배!” 하고 술을 마신다. 입 식도 위 소장을 통해 알코올은 간으로 흡수된다. 이 때 간에 있는 알코올 대사과정의 첫 효소(알코올 분해효소, ADH)가 등장 “알코올, 왔니? 내가 분해해줄게”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게 하고 두통, 구토 불편한 신체 현상을 동반한다. 그리고 간에서 두 번째 효소(알데히드 분해효소, ALDH)가 등장하며 “힘들지, 아세트알데히드를 다른 물질로 분해해줄게, 그럼 좀 편해져” 토닥인다. 이를 아세테이트로 분해한 후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꾸어 소변과 호흡을 통해 배출시킨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1군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중간산물이다. 과음할수록 이 물질은 많아지고 또 두 번째 효소인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잘 작동하지 않을수록 체내 아세트알데히드는 분해되지 않고 많아진다.

바로 여기서 술이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할 두 가지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한국인의 알코올 칼로리 섭취 1위. 둘째, 한국인 30% 이상이 두 번째 효소인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2019년 12월 겹겹이 쌓인 송년회를 앞두고 당신의 건강, 그동안 일궈온 당신의 인간관계를 동시에 지켜낼 지혜를 알려주련다.

우선 달력에 12월 예정된 만남을 모두 표기하라. 그 다음 만남의 주도권을 쥔 사람, 대규모일 경우 동석하는 멤버들을 기재하라. 만일 그들이 과음을 하고 술을 권하는 이들이라면 그 모임은 보류하라.

술을 자제해도 내버려 두는 모임, 과음을 권하지 않는 모임을 우선으로 택한다. 필자의 달력에도 예정된 모임들이 있다. 그 중 힘겹게 뒷감당을 치르던 2개의 모임이 있다. 한 모임은 1차 소주, 2차 맥주, 3차는 국밥에 소주를 선호하는 선배가 이끈다. 고집 세고 후덕하고 건강이 염려되는 선배다. 필자는 이 모임을 보류하고 “불가피한 가족 행사로 못 갈 것 같아. 다음 수요일 점심 내가 밥 한 번 살게. 너무 보고 싶은데 올해가 가기 전엔 만나야지” 하여 양해를 구했다.

또 다른 모임은 의리로 다져진 사람들이 모여 방바닥에 철퍼덕 앉아 소주와 아랫목과 내가 하나 되는 모임이다. 하지만 이를 주도하던 동료가 검진 후 간경화를 진단받아 동료의 회복을 빌며 모임을 보류했다.

마셔야 하는 모임, 마시지 않아도 되는 모임이 있지만 최종목표는 금주다. 만일 “금주하세요”란 충고에 화가 치밀거나 행복을 빼앗긴 우울감이 든다면 당신의 알코올 의존이 높다는 증거다. 훗날 하얀 시트를 깐 침대에서 창밖을 그리워할지, 다양한 취미에 팔팔한 도전을 즐길지, 원하는 삶을 향한 음주 철학을 정립하길 바란다.

필자는 저무는 해를 과음으로 환송하며 새해 첫날 숙취로 시작하는 지인들을 봐왔다. 모두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사람들이다. 그들과 더 오랜 시간, 함께 인생을 나눌 수 있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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