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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전관이 아니라 예우가 문제다

  • 기사입력 2019-12-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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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사건에서 고소인 측 대리를 맡은 적이 있는데 상대방인 피의자가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를 선임했다. 상대방은 고소인과 통화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고 있었다. 피의자의 금융거래와 통화기록을 조회해달라고 하니까 검사가 ‘그럴 필요 없다’고 묵살했다. 통화기록만 조회해도 누가 거짓말하는지 분명한 사안인데, 오히려 고소인에게 무고죄로 처벌한다고 겁까지 줬다.

결국 의뢰인과 상의해 전관 변호사를 공동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그 이후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무고죄 이야기도 쑥 들어갔다. 법조계에 전관예우가 있느냐라고 물으면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다. 과거보다는 줄었지만 아직도 분명히 있다. 문제는 전관예우는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근절해야 하는 것이다.

사법불신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대표되는 전관예우이다. 돈만 많이 주면 판사, 검사와 친분이 있는 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얼마든지 법망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

전관예우는 변호사 사회에서도 불공정 경쟁이지만 사회 전체의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다. 특히 형사사건은 피의자 입장에서는 신체의 자유는 물론 운영하는 기업의 생사 등을 가르는 절박한 일이다. 그런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 납득할 수 없는 거액의 수임료 받은 게 홍만표, 최유정 변호사 사건이다. 오죽하면 변호사들 사이에서 ‘그렇게 번 돈은 당신 돈이 아니다. 피눈물이 젖어있는 돈이니 빨리 써버려라’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전관예우의 특수를 남용하다가 크게 사고를 치고 인생을 망친 경우가 적지 않다.

전관예우는 형사사건뿐만 아니라 민사사건에서도 존재한다. 민사에서는 재판 진행이 문제 된다. 증인채택이나 현장검증 요구를 안 들어주다가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면 재판부 태도가 바뀌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다. 촌각을 다투는 사건에서 재판부가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측의 편을 들며 시간을 끌어주거나 합의를 종용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사건 수임 경험이 있는 의뢰인과 변호사 1200명을 대상으로 변호사의 수임료 실태조사를 하였다. 결과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전관이 수임료와 사건 수 모두 높았다. 아직도 전관예우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의미있는 연구 결과이다.

사실 법원과 검찰에서 근무하고 변호사로 개업한 전관들은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관은 전혀 문제가 없다. 전관을 싸잡아서 비난하면 억울할 것이다. 전관을 예우하는 것이 문제다. 전관이라는 것 때문에 국민감정상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액의 수임료를 받는 것이 문제다. 더욱 나쁜 것은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판사나 검사와 연고가 있는 전관이라는 것을 홍보하여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이다.

현재 법원, 검찰, 변호사회 모두 전관예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오랜 기간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다른 영역도 살펴보아야 한다. 법조계만큼 감시의 눈길이 미치지 않은 곳에 숨어서 더 큰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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