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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0% 벗어났지만 고민 여전한 초저물가 상황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통계청은 예측의 어려움을 전제하면서도 “향후 마이너스 물가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플러스의 물가라면 ‘경기침체속 물가하락’이라는 디플레이션 공포에선 한 숨 돌릴 수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통계청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87(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8월이후 보합과 심지어 하락까지 나타났던 월별 물가가 미미하지만 플러스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역시나 통계청의 해석은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한다. 지난해 높은 물가 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11월들어 그 폭이 줄어 상승전환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달 가을 태풍으로 채소가격 하락폭이 크지않아 농산물의 가격인하 효과는 줄었고 석유류의 하락폭도 축소됐다.

그렇다고 문제점들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상승전환했다지만 저물가는 여전하다. 심지어 초저물가 상황이다.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게 읽힐 변화도 나타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 중장기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집행간부회의에서 “중앙은행은 저성장·저물가 환경에서의 통화정책 운용 등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공급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부인했던 그다. 그런데 공식석상에서 ‘저성장·저물가’를 언급했다. 기저효과만 따지며 별일없다고, 튼튼한 펀더멘털 이라고 넘길 수는 없다는 인식인 셈이다.

실제로 부자들의 부동자금은 넘쳐나지만 생산분야로 흘러가지 못하고 부동산을 기웃거린다. 민간투자와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서민들의 고민은 더 깊다. 노년층은 노후준비 때문에, 중년층은 오르는 집값 때문에, 청년층은 돈이 없어서 소비를 하기 힘들다. 아직 수요감소나 위축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제가 활력을 잃어갈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정부의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 올 1년 내내 감소했던 수출은 내년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올해 워낙 줄어든 기저효과일 뿐이지만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경제가 좋아진다”고 호도할 수 있다. 그런 일이 한두번인가.

방향은 한 곳이다.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대규모 현금 복지의 살포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노동유연성 확보를 통해 기울어진 노동시장을 바로잡고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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