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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업계 ‘3S’로 불황 뚫는다
장수CEO 퇴진, 새 인물 전면 배치
전략 전문가로 사장단 세대교체
시기도 1~2개월 당겨 “내년 준비”
이마트 전경. [이마트 제공]

올 연말 유통업계 인사는 ‘3S(Shift· Sixties·Strategy:세대교체·60년대생·전략 전문)’로 요약된다. 오랜기간 업계를 이끈 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물러나고, 60년생 인사들이 주요 계열사의 CEO로 전면 배치됐다. 특히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현장통보다는 기획 및 전략 전문가들이 주요 요직에 발탁, 눈길을 끈다.

▶장수 CEO 퇴진…세대교체(Shift) 본격화=유통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인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와 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연말 인사를 통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는 지난 1982년 신세계로 입사한 후 1999년 이마트로 옮겨와 상품, 고객서비스 부문 등을 두루 거친 영업통이다. 경쟁사 대표가 2~3번 교체되는 동안에도 계속 자리를 지키며 6년간 이마트를 이끌어왔다. 이 부회장 역시 지난 1984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6년간 백화점그룹 부회장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당초 두 CEO 모두 오너와의 깊은 신뢰로 연임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실적 부진’의 악재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000억대로 내려앉았고, 올해는 상반기를 기준으로 1000억원을 밑돌았다. 2분기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299억원)을 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6% 감소한 1867억원에 그쳤다.

▶60년대생(Sixties)의 전면 등장=장수 CEO가 떠난 자리에는 그들보다 10년 이상 젊은 60년대생 CEO로 교체됐다. 이마트의 새로운 수장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는 1969년생으로, 전임 대표인 이갑수 대표보다 12살이나 어리다. 이에 따라 이마트의 부사장급 이상 평균 나이가 55.5세로 종전보다 1.1세 가량 젊어졌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마찬가지다. 신임 CEO 중 가장 고령인 김형종 신임 현대백화점 사장이 1960년생이다. 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이사와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역시 각각 1962년생과 1967년 생이다. 주요 계열사 CEO 연령이 모두 50대로 내려온 것이다.

이같은 급격한 세대교체는 그만큼 유통업계에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쿠팡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유통 진영의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향한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려면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그간 50년대생 경영진이 오랜 관록과 연륜 등을 통해 회사의 안정을 이뤘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유통 트렌드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을 젊은 경영진에게 바라는 것이다.

▶영업통보다 전략(Strategy)통 강세=새로운 경영진 중에는 기획이나 전략 전문가들이 많다. 예전에는 현장을 두루 경험해 잔뼈가 굵은 현장통들이 발탁됐다면 최근에는 그룹 오너의 지근거리에서 중장기 계획을 짜는 기획통들이 CEO로 발탁되는 추세다. 인력이나 사업구조 등에서 그룹 오너가 바라는 변화의 핵심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재가 CEO로 선택되는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강 신임 대표이사다. 강 대표는 베인앤컴퍼니 출신의 컨설턴트로, 유통 현장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비재·유통 부문에서 일하며 수년간 이마트를 컨설팅하다보니 누구보다 이마트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인물이다. 같은 날 CEO로 내정된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도 전략실 관리총괄 담당으로, 그룹 내 전략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오래된 사업구조나 인사 적체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이런 약점을 잘 아는 전략통 인사들이 CEO로 발탁돼 내년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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