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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융혁명의 시작

  • 기사입력 2019-11-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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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Maximilian Weber)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철학적 지향점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는 걸작이다. 자본주의는 일방적 이윤추구가 아닌 합리적 균형을 바탕으로 할 때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합법적 권위를 가진 관료제에도 주목했다. 시장경제에서도 경제자체, 또는 사회적 균형을 위해서는 제도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이 간다.

독점적 경제,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 경제는 이미 20세기 말 종언을 고했다. 소비자가 경제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올랐고,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강조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유독 금융에서 만큼은 그렇지 못했었다. 거의 모든 법과 정책이 산업육성과 건전성 관리에만 치중됐었다.

은행법의 목적인 제1조를 보면 은행의 건전성을 지켜 예금자를 보호하는 데에만 한정돼 있다. 은행법 34조의2 불건전영업행위 금지 조항은 주로 은행이 이용자에게 부당한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막는 내용이다. 고객과의 거래에 있어 은행에 피해를 끼치지 말라는 취지다. 동법 52조의2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조항 역시 은행이 서비스를 대가로 소비자에게 부당한 편익을 받지 말라는 내용이다. 은행법 어디를 봐도 이용자의 권리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찾을 수 없다.

자본시장법이나 보험업법은 은행업법 보다는 낫긴 하지만 역시 부족하다.

자본시장법 제1조에는 ‘투자자 보호’가, 보험업법 제1조에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그 밖의 이해관계인의 권익 보호’가 명시돼 있다. 관련된 구체적 조항들도 적지 않다. 자본시장법에는 46조부터 53조까지 투자권유와 관련한 조항이다. 보험업법에도 95조부터 108조까지가 계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들 규정을 어겨도 처벌이 솜방망이다. 형사 처벌은 커녕 소액의 과징금이 대부분이다. 위법해서 받을 불이익이 준법해서 잃을 이익보다 훨씬 크다면 법은 무용지물이 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금융관련 법 가운데 소비자를 중심으로, 그것도 전 업권을 아우르는 법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3년이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있다 파생결합증권(DLF) 사태가 터지면서 처리에 속도가 붙었다.

금소법안에 당초 정부안에 담겨있던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이 빠진 것은 아쉽다. 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합당한 처벌조항이 필수적이다. 일단 법 제정이 더 급하다. 부족한 부분은 향후 개정을 통해 보완하면 된다. 금소법안이 계류 중인 다른 금융관련 혁신법안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해본다. 신용정보법을 비롯한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 보호가 마지막 쟁점이다. 결국 소비자보호인데, 금소법이란 집이 일단 지어졌으니 잘 활용하면 개인정보 유출을 엄금할 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지 않을까?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보호의 책임을 이사회 등 경영진에 물을 수 있는 금융위의 방침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반영시킬 명분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새로 취임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수 년 간 이어진 난제의 실마리를 풀게 됐다. 아직 금융서비스 대가 수취 방법 등 금융관련 시스템에 손봐야 할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이 참에 전체를 다시 손보는 대혁신을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 ky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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