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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 14시간 숨가쁜 ‘한일 지소미아 신경전’…강경화-폼페이오 직접 통화도
-종료 마지막 날까지 “종료와 연장 모두 열어놔”
-한일, 종료 막판까지 “먼저 태도 바꿔라” 평행선
-한미, “이른 시일 내에 외교장관 회담 열자” 약속
지소미아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수개월 동안 한미일 사이에서 진통을 겪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ᆞ지소미아)의 최종 운명이 14시간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지소미아 종료 여부 결정 막판까지 한국과 일본은 “대화 창구는 열려 있다”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채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서로 “물러설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숨가쁜 막판 조율 및 힘겨루기가 한일간에 진행되는 분위기다. 현재까지는 지소미아 종료가 유력한 분위기어서 이후 한일간 파열음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화 창구는 열렸다”지만…한일 모두 ‘강경’=22일 자정을 기점으로 종료 예정인 지소미아를 두고 청와대는 “대화는 여전히 열려 있다”며 종료 직전까지 일본과의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전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정례회의를 연 청와대는 “주요 관계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 쪽과 종료가 불가피한 쪽, 두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대화하고 있다. 오늘이 최대 위기, 마지막 노력을 하는 중”이라며 일본과의 물밑접촉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은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검토했다”며 마지막까지 일본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지만, 사실상 종료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 측이 아무런 입장 변화가 없는데 우리가 먼저 종료 결정을 철회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대화는 계속하겠다”면서도 사실상 종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외교 채널을 통한 대화는 지금도 이어지는 중”이라면서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되면 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유감스러운 결정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 해결은 한국 정부가 잘못된 강제징용공 배상 판결을 시정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그럼에도 동아시아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지소미아 이후에도 한미일이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료 막판 한미 외교장관 통화…”지소미아는 한일 문제”=지소미아 종료를 하루 남긴 시점에서 우리 정부는 또 다른 당사국인 미국과의 막판 대화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미일 안보 협력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던 만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며 이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 후속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강 장관은 지난 21일 밤 폼페이오 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며 “방위비 분담 협상 등 한미 관계 및 지소미아를 포함한 한일 간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통화 직후 “두 장관은 (양국 간) 긴밀한 협조를 약속하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지난 2일 발표한 ‘한미 양국 지역내 협력에 대한 공동 설명서’에 명시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고 했다.

특히 두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한미 간 각 급에서 다양한 현안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합의하며 이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필요성에 공감하고 일정을 조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통화 직후 발표된 양측의 설명에서도 온도 차가 드러나며 지소미아를 둘러싼 대화가 험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동안 “지소미아는 한미 문제가 아닌 한일 문제”라는 우리 정부와 “지소미아는 동아시아 안보 협력에 필수”라는 미국 측은 종료 직전까지 신경전을 계속해왔다. 이 때문에 장관급 회담 약속을 두고서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계속 표출해왔던 만큼 종료 이후에도 관련 발언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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