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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교육 캐슬이 그리는 부동산 지도①]발빠른 맹모들, 대치동·목동·마포 뜨거운 학세권 가보니…
-입시제도 개편 발표, 대치동·목동·마포 더 뜨거운 학세권
-중산층이 모이자 생긴 학원가
-대치동 학원들 프랜차이즈화 해 강북으로 확장까지

강남 8학군 주거지역의 대명사와 같은 은마아파트.입주 40년차의 낡은 아파트지만 대치동 사교육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렵다. 실거래가(전용 76㎡)도 올 들어서만 3억원 이상 오름세를 보였다. [사진=성연진 기자]

[헤럴드경제=성연진·양영경 기자] “정시확대는 오히려 강남권에서 환영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특수목적고랑 자율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면 학군 좋은 여기가 더 오를겁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특목고·자사고 폐지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 일대의 분위기를 묻자 이같이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그는 “대치동은 중·고등학교 학군도 좋고 학원가도 도보로 가능해 늘 인기인데, 지금도 전세 매물은 없다”고 덧붙였다.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 14일, 서울에서 학세권으로 주목받는 강남구 대치동과 마포구 대흥동, 양천구 목동 일대를 찾았다. 지역은 달라도 대치동 인기 학원이 마포구와 목동으로 분원을 내며 확장하고, 이를 환영하는 각 지역 30대와 40대 수요의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른바 ‘사교육 캐슬’이 부동산의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었다.

마포구 대흥동에 들어선 영어학원. 신축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에 대치동 출신 강사들 혹은 대치동 학원 분원이 들어서면서 3040세대 중산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양영경 기자]

지난 10월, 부동산 투자자들이 모이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사고력 수학학원이 각각 목동과 마포에 분원을 연다고 해 들썩였다. 특히 대규모 주거정비 사업 이후, 강북의 신흥 부촌으로 성장하고 있는 마포지역에서의 관심이 컸다.

앞서 지난해 11월에 종로학원 강북본원이 중구에서 마포구로 이전했고, 그 이후 대입 관련 대형 프랜차이즈가 옮겨온 적은 있지만, 초등학생 이후를 대상으로 하는 대치동 학원의 분원이 문을 연 것은 처음이었다. 마포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학군’ 면에서 충족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자식 교육이 사는 곳과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통계는 상관이 있다고 답한다. 지난해 특목고를 제외하고 서울대 입학생 중 학생 1000명당 입학생 수는 서초구 28.3명, 강남구 27.1명, 양천구가 16.2명으로 1~3위를 차지했다. 올해 자치구별로 사설학원 수는 강남구(1779곳), 송파구(1028곳), 양천구(1000곳), 서초구(853곳) 순으로 많다.

새롭게 중산층 주거지역이 된 마포가 강남과 양천의 교육환경을 가져오고 싶어하는 것이 새삼스럽지 않다. 게다가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2025년까지 특수목적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등학교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앞으로도 추세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전주 대비 전세가 상승률은 강남구 0.14%, 양천구가 0.11%로 서울 지역 평균(0.08%)보다 높다. 현장에서 만난 대치동과 목동 부근 공인중개업소에선 매물이 씨가 말랐다고 했다.

거래가격 움직임도 나타난다. 대치동의 경우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대청중, 휘문중·고 배정이 확실시되는 ‘대치 현대’ 아파트의 85㎡(이하 전용면적) 전세가격(실거래가 기준)이 1월 8억8000만원에서 11월 9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15일 발간한 ‘주택 역전세 현황과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정책개선방안’ 에서 역전세난에 노출된 가구가 전국의 12만2000가구에 달한다는 연구결과와는 정 반대의 흐름이다.

실거래가도 마찬가지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올해 1월 76㎡가 14억원에서 15억원선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신고된 4건의 거래 중 최고가는 19억원이다.

시장 안팎에선 이같은 부동산 시장에 적용되는 교육 입지 불패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명문학군 인근의 상가들은 공실없이 성황이며, 매장당 매출도 높다. 특히 대치동 학원가는 서울 시내에서 프랜차이즈화될만큼 여전히 성황이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대형학원 프랜차이즈는 전년 대비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으로, 매장당 월 추정 매출액은 569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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