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올들어 투자한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이 세계적 불황에 따라 투자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부영 제외) 소속으로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72개 계열사의 3분기 누적 투자액을 조사한 결과 모두 54조32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5조1651억원)보다 10조8387억원(16.6%)이나 감소한 수치다.

유형별로는 생산설비와 건물 등 유형자산 취득액이 48조457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조4396억원(19.1%) 감소했다. 반면, 연구개발비 등 무형자산 취득액은 5조86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89억원(11.4%) 늘었다.

투자 감소는 최근 수년간 전체 투자를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가 실적악화와 투자 막바지 영향으로 투자를 줄인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29개 그룹 가운데 투자를 늘린 그룹이 절반이 넘는 16곳으로 집계됐지만 전체 투자액은 줄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투자액은 작년 동기 대비 53334억원(29.1%) 급감해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컸다. 삼성그룹의 전체 투자액도 14조6449억원으로 29대 그룹 전체 투자액의 27%에 달했지만 감소 폭은 5조7967억원으로 전체 감소액의 절반을 넘었다.

SK하이닉스의 감소액은 32851억원(-30.1%)이었고, LG디스플레이는 2조5201억원(-52.4%) 줄었다. 이들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사의 감소액(11조1386억원)은 전체 그룹 감소액(10조8387억원)보다 많았다.

이밖에 롯데(-7.8%), 현대중공업(-33.3%), CJ(-3.7%), 에쓰오일(-56.9%), 효성(-49.4%), 영풍(-20.0%), 교보생명보험(-29.9%), KT&G(-43.7%), 코오롱(-55.3%) 등의 그룹이 작년보다 투자 규모를 줄였다.

올들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그룹은 KT로, 5G 이동통신 상용화에 따라 투자액이 1년 전보다 6441억원(36.2%) 증가했다. 이어 GS(3779억원, 35.2%), 한화(2393억원, 22.3%), 포스코(2333억원, 18.0%)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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