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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송가인을 둘러싼 방송· 음악 생태계가 상생하려면..

-송가인, 왜 TV조선에서는 안 보일까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엠넷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이 시즌1부터 시즌4까지 모두 투표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이제 방송국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정이 개입돼 있지 않다고 해서 안도할 게 아니다. 방송국의 갑질이 없는지, 또 방송국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그룹의 가수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중 방송국이 가져가는 몫이 온당한지 까지를 점검해야 한다.

JTBC ‘슈퍼밴드’는 다양한 음악을 알려줬다는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방송국 수익은 거의 없다. 이미지 소득에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TV조선의 ‘미스트롯’은 다르다. ‘프로듀스101’처럼 성공만 하면 프로그램 자체에서 큰 소득을 올릴 수 있게 계약을 해놨다.

TV조선은 ‘미스트롯’의 성공에 힘입어 오는 18일 ‘미스터트롯’ 첫 녹화에 들어가며 MBN에서는 주부를 대상으로 한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스퀸’을 오는 21일부터 방송할 계획이다.

TV조선 ‘미스트롯’을 통해 송가인이라는 빅스타가 탄생했다. 요즘 송가인의 회당 행사비는 3천만원 수준이다. 그런데 요즘 송가인이 올리는 수익중에서도 TV조선이 25%를 챙겨간다. 물론 합의하에 그렇게 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까지는 어쩔 수 없다 해도, 방송이 끝나고도 꽤 오랜 기간동안 방송사가 수익을 배분받는 것이 공정거래인지, 약탈구조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앞으로 방송될 ‘미스터트롯’은 참가자와의 이 계약기간을 거의 두 배로 늘렸다는 가수 매니저들의 하소연이 들려온다. 소속 가수가 최종 멤버에 포함되면 매니저는 사실상 가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속사가 있는 가수들은 최종 5명을 뽑는 프로그램이라면, 6~10등 전략을 써 이름을 알려 인지도만 높이고 싶다고 한다. ‘미스터트롯’도 히트한다면 최종 멤버들은 소속사와 방송국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정도로, 오히려 방송사가 가수와 회사끼리 싸움을 시키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방송국으로서도 할 말이 없지는 않을 듯하다. 참가자와 방송국의 관계는 힘의 논리가 명쾌하게 작동한다. 가수(매니저)가 뜨지 못하면 방송국에 굽신거려야 하지만, 일단 뜨고나면 이들도 방송국 PD 알기를 우습게 여겨 섭외가 여의치 않고 프로그램 제작이 힘들어질 정도다. 그래서 사전 계약서 작성에 신경을 쓴다. 그렇다고 방송사의 불공정 계약까지 용인되는 건 아니다.

TV조선은 송가인을 띄웠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모양이다.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를 자사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시켰고, ‘뽕따러 가세’에는 매회 60~70곡을 부르게 해 송가인의 목이 손상되는 등 몸에 무리가 왔고 교통사고까지 났다. 송가인의 타 방송 출연을 극구 말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송가인이 TV조선과 불화를 빚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다. 요즘은 송가인이 MBC에서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슈퍼스타K’가 낳은 최고의 스타는 허각이다. 이 때에는 허각뿐만 아니라 ‘슈스케’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반면 송가인(신드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미스트롯’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송가인의 가창력, 음색, 매력 등이 프로그램을 살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결국 플랫폼(방송국)은 콘텐츠(가수)가 살아야 성공한다.

그럼에도 문제는 ‘일개’ 가수와 매니저는 ‘거대’ 방송국을 상대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이 참에 방송국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계약기간과 수익 나누는 방법 등 분배 구조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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