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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성수동의 이곳, 빗물정원 보며 화장품 바르고 차도 마신다
-아모레퍼시픽, 8일 뷰티 라운지 ‘아모레성수’ 열어
-아모레 30여 개 브랜드의 3000가지 제품 무료로 체험
-정원보며 카페·루프톱서 휴식도…자연이 깃든 공간
아모레성수 ‘뷰티 라이브러리’. 아모레퍼시픽의 30여 개 브랜드, 3000여 개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다. 아모레성수 ‘가든라운지’. 소파에 앉아 빗물정원을 볼 수 있다.

쇳소리가 쉴 새 없이 울리는 공장지대 가운데 휴식과 사색이 가득한 공간이 있다. 이 건물 중앙에는 빗물정원이 있고, 누구나 창밖을 보며 차를 마시고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다. 오래된 자동차 정비소를 개조한 이 체험 공간은 ‘아모레성수’다. 아모레퍼시픽이 선보이는 뷰티 라운지로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아름다움을 알아가는 공간이다.

아모레성수는 지난 달 문을 열었다. 연면적은 약 1000㎡로 3개 층으로 이뤄져있다. 이곳에서 누구나 아모레 30여 개 브랜드의 3000가지 제품을 무료로 써볼 수 있다. 일반 체험형 매장과 달리 소수의 시그니처 제품 외에는 판매하지 않는다. 오직 ‘체험’에 초점이 맞춰진 공간이다.

▶자연이 깃든 공간…클렌징룸까지 체험의 일부로=아모레성수는 외관부터 남달랐다. 콘크리트 건물의 투박한 외관은 그대로 살리고, 중앙에는 푸른물정원을 심었다. 이곳을 설계한 신진 건축가 권경민과 박천강은 중세시대 수도원에서 영감을 받았다. 정원과 이를 둘러싸는 회랑을 재해석해 ‘ㄷ’자 형태의 공간을 구성했다. 방문객들이 건물을 거닐며 어느 각도에서나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

아모레성수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리셉션이 마련돼 있었다. 직원 안내에 따라 간단하게 웹체크인을 하면 화장품 샘플 교환권을 받을 수 있다. 상품 정보를 검색하거나, 메이크업 서비스도 예약할 수 있다. 좁은 복도를 따라 걷자 화장품을 테스트해보기 전 세안할 수 있는 클렌징룸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매장에는 세안 공간이 없다. 간혹 있다고 하더라도 비좁거나 너무 개방돼 있어 사용하기 불편하다. 그러나 아모레성수의 클렌징룸은 호텔 화장실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고급스럽고 쾌적했다. 분리된 세안 공간이 4곳 있었고 보송보송한 수건과 헤어밴드가 가지런히 비치돼 있었다.

▶‘휴식’과 ‘실속’ 모두 챙긴 체험 공간=아모레성수의 중앙부에 들어서자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높은 천장과 큼지막한 창을 통해 정원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가든 라운지’였다. 빗물정원은 여느 정원과 달리 장식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투박한 바위가 굴곡진 땅에 박혀 있었고 빗물을 머금은 식물들은 경계 없이 솟아났다.

조경을 담당한 김봉찬 더 가든 대표는 “인공적인 공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숲의 축축함과 잔잔함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자연스러운 숲과 야생에 대해, 더 나아가 아름다움에 대해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가든 라운지 뒤쪽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의 전 브랜드 제품을 모아놓은 ‘뷰티 라이브러리’가 있었다. 명상하고 쉬는 공간인 가든라운지와, 기능적인 공간인 뷰티 라이브러리가 서로 방해하거나 부딪히지 않도록 중앙에는 드문드문 콘크리트 벽이 설치돼 있었다.

뷰티 라운지의 벽면과 긴 탁자에는 언제든 사용해볼 수 있는 화장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각 화장품은 제형과 특징에 따라 구분돼 있었다. 가령 파운데이션은 ‘세미 매트’, ‘커버력이 높은’ ,‘촉촉한·윤기있는’ 등 총 6가지의 특징으로 나뉘어져 있어 편리했다. 스킨 제품의 경우 블라인드 테스트 할 수 있는 제품도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움’이었다. 고객들은 곳곳에 비치된 바구니에 화장품을 가득 담아 원하는 곳에서 화장품을 테스트할 수 있다. 몽골에서 방문한 어윤(37) 씨는 정원을 바라보며 수분크림을 발라보고 있었다. 그는 “일반 화장품 매장은 점원 눈치를 봐야하는 데 이곳은 답답하지도 않고 평화롭다”고 말했다.

아모레성수 한 편에서는 무료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눈, 입술 등 얼굴 부위별로 원하는 화장을 해 주는 ‘메이크업 서비스’, 아모레퍼시픽 전속 조향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향수를 만들어 보는 ‘향 클래스’ 등이 한창이었다. 이날 향 클래스에 참여한 허유진(30) 씨는 “머스크, 시트러스 등 준비된 향을 조합해 ‘나만의 향’을 만들었다”며 “젊고 힙한 성수동에 이런 체험 공간이 생겨 매우 반갑고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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