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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준의 전술적 자산배분]과도한 경기침체의 공포가 주는 기회

연말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뜨겁다. 11월 13일 현재 미국의 대표지수인 S&P 500과 한국의 KOSPI는 8월 저점 대비 각각 8.9%, 11.1% 급반등했다. 미국과 한국의 국채 10년 금리도 8~9월 저점 대비 각각 0.46%포인트, 0.62%포인트씩 큰 폭으로 반등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8월 1222원을 고점으로 1167원까지 3개월여 만에 55원이나 급락했다. 지난 6일에는 1156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여전히 국내외 연구소 등 주요 경제전망기관들은 모두 2020년에도 글로벌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지만, 최근 2~3개월 동안 전세계 주가와 금리, 환율 등 금융시장의 반응들은 이렇듯 정반대다. 8월에서 10월 초까지 극심했던 경기침체의 공포는 잠잠해졌고, 오히려 가파른 주가상승세에서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뜻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 장세가 펼쳐지면서 주식과 경기민감 업종의 투자 비중 확대를 이끌어 내는 중이다.

11월 이후 “한국경제가 곧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Turn around)은 아닌지, 한국은행의 향후 금리인상 시점은 언제가 될 것인지”를 묻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 국내에서도 제로금리 가능성이 논의되는 등 8월 중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0.75%까지 과도하게 반영했던 국내 채권금리도 빠르게 되돌려지는 중이다. 지난 8~9월 극심하게 경기침체로 쏠렸던 시장의 공포심리가 급격하게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쏠림에 의한 반작용이 주도하는 금융시장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 경제전망기관들의 예상처럼 2020년에도 글로벌 성장둔화는 이어질 것이다. 가라앉았던 경기침체 논쟁은 8월 이후 격화된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2020년 1분기를 전후하여 다시 떠오를 수 있다. 1분기에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위원이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미국증시를 견인했던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기술주들이 반독점법 우려로 일시적으로 흔들릴 위험도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는 침체가 아닌 둔화에 그칠 것이며, 2018년 4분기를 정점으로 내려오는 단기순환주기의 저점은 1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중 무역분쟁은 최악의 국면을 지났고, 제조업 경기와 투자는 저점을 다지며 반등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던 러스트벨트 (북동부 5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장지대) 지역의 지지율이 미중 무역분쟁의 후유증으로 적색등이 켜지면서 미국의 대중 강경책이 누그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사이클과 IT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최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KOSPI 기업들의 이익회복은 반도체를 비롯한 IT 업종이 이끌 것이다.

연준(Fed)은 2019년 총 75bp의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2020년에는 2019년 금리인하 효과에 상응하는 대차대조표 확대 등을 통해 미국경제를 지탱할 것이다. 달러강세 진정에 따라 브라질, 러시아 등 인플레 부담이 낮은 신흥국들은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을 천명하고 나섰다. 무역분쟁 우려 완화와 달러유동성 공급은 신흥시장에도 긍정적이다. 만약 미중 무역분쟁이 재차 격화된다면 독일 등 주요국의 재정확대도 잇따를 것이다. 미국 주식의 추세적인 상승 전망을 유지한다. 무역분쟁의 피해가 컸던 한국과 유로존 주식은 내년 상반기까지 긍정적인 트레이딩의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재정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고 기업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소외되었다는 점에서 쏠림에 대한 반작용이 크게 나타나는 중이다.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상무/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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