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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됐어요, 꼰대” “알았어, 꼬마. 쩐주는 우리거든”

  • 기사입력 2019-11-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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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밀레니얼. 하지만 진짜 돈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들인걸.”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전한 머나 블리스 미국 은퇴자협회(AARP) 수석 부회장의 말이다. AARP 기관지 편집인이기도 한 머나 블리스(80)가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서구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른바 인터넷 ‘짤방’(meme)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뉴질랜드 녹색당 의원 클로에 스와브릭의 발언 “오케이, 부머”에 대한 응수다.

“오케이, 부머”는 25세 여성의원인 스와브릭이 지난 4일 의회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던 중 나왔다. 스와브릭이 49세인 뉴질랜드 의원 평균 나이를 언급하며 젊은 세대의 미래를 위한 기후 정책 필요성을 강조하자, 의석에선 나이든 의원들의 야유와 비난이 나왔다. 그때 스와브릭이 “오케이, 부머”라고 단한마디로 응수하며 연설을 이어갔다. ‘부머’(boomer)는 주로 전후에서 1960년대까지 태어난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기성세대 전반을 싸잡아 이르는 단어가 됐다. ‘밀레니얼’은 ‘Z세대’와 함께 현재의 20~30대를 뜻한다.

두 발언의 냉소적 뉘앙스를 살려 우리말로 옮기자면, 젊은 세대가 “됐어요, 꼰대”라고 하자 기성 세대가 “알았어, 꼬마. 어차피 ‘쩐(錢)주’는 우리거든”이라고 대꾸한 것이다. ‘쩐주’라는 자신감에 걸맞게 머나 블리스의 AARP 기관지는 온·오프라인으로 무려 450억원(3860만달러)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WP는 “미국의 부를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50대 이상의 세대를 겨냥한,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매체 중 하나”라고 했다.

부(富)의 격차로 인한 세대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뉴질랜드의 한 젊은 의원과 미국 은퇴자협회 임원 간의 ‘설전’과 이에 대한 온라인의 격렬한 반응은 세대간 갈등의 전세계적 양상과 보편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갈등의 본질은 비슷하다. 지금 10~30대들은 기성세대가 젊었을 때보다 못산다. 취업의 행운을 얻어도 막대한 학자금 대출로 인해 출발부터 빚더미 인생이다. 결혼도 출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세금은 많이 낸다. 은퇴한 세대를 먹여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작 집과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건 기성세대들인데도 말이다. 기성세대들은 기득권을 방어하면서 돈을 펑펑쓰고 자원을 바닥내며 지구의 미래를 ‘탕진’한다. 젊은이들은 오늘도 어둡지만, 내일은 더 우울하다.

과거 청년들의 저항은 체제의 변화, 정치적 요구에 맞춰졌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들의 분노는 전방위에 걸쳐져 있다. 기성세대가 만들고, 젊은 세대가 떠안을 미래의 ‘묵시록’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젊은들의 목소리는 단지 그들의 손에 몇 푼 더 쥐어주는 식의 ‘시혜성 정책’에 있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위한 설계’에 가장 중요한 주체로 참여하고자 하는 요구일 것이다. 서구처럼 기후정책이든, 한국처럼 교육정책이든 말이다. 또 선거철을 맞아 각 정당의 공약에 장식물처럼 달렸다가 헌신짝처럼 버려질 ‘청년정치’가 우려되서 하는 말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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