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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사구팽 비주류 공천③] ‘청년없는 공천 준비’에 벌써 비관론 빠진 野
-전례 없는 ‘無 청년’ 공천기획단에 당내 불만
-“청년 할당 성과 없어” 내부 반발 의식한 듯
-‘보수통합’ 등 이슈에 관심 떨어졌다는 비판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ᆞ홍태화 기자] 선거철 때마다 ‘반짝 관심’에만 그쳐왔던 정치권 소수자들의 잔혹사가 이번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야권은 지난 20대 총선 때보다도 청년ᆞ여성에 대한 배려가 더 적어졌다는 불만이 당내에서 제기되며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복수의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한국당이 출범한 총선기획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청년ᆞ여성 위원이 부족해 당헌ᆞ당규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내부 지적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청년과 여성이 배제된채 구성을 강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의 총선기획단은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 전략과 공천 방향을 주도하는 주요 기구로, 당 지도부는 지난 4일 12명의 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그러나 이중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 2030은 전무하고 여성 위원도 한 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임명식 이후 당 안팎에서는 “청년과 여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같은 지적은 기획단 위원들이 최종 발표되기 전에도 몇 차례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위원 선정에 있어 당헌 당규에 따라 기존 위원회들은 여성과 청년의 비율을 일정수준 이상 확보했었다”며 “총선기획단 역시 중요성에 있어 똑같은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헌ᆞ당규상 총선기획단이 청년과 여성을 일정 비율 이상 임명해야 할 의무가 명시돼 있지는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당 지도부 내에 더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국당 청년위원회 관계자는 “기획단 구성만 보더라도 당 지도부가 청년과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며 “그나마 기획단 구성을 두고도 청년 당원들은 지도부에 미움을 살까 제대로 말을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기획단 임명 직후 황교안 대표는 ‘위원회 내에 여성ᆞ청년 위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자 “총선공약단 출범을 통해 (다양한 인사들의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며 “여성이나 청년 위원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공천에서 얼마나 여성ᆞ청년을 위한 배려가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일찍이 총선기획단 15명 중 여성 5명과 청년 4명을 임명한 더불어민주당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두고 한국당 안에서는 “무조건 소수자를 할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한 한국당 재선 의원은 “그간 청년 인재들의 비율을 억지로 늘리는 등의 시도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다”며 “이 때문에 무조건적인 할당에 반대 의견을 가진 현역 의원들이 많았고, 위원 자격 검증에 집중하게 되면서 이런 논란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황 대표가 직접 청년 인재로 임명에 나서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던 백경훈 ‘쳥년이 여는 미래’ 대표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 보좌진의 가족이란 사실이 드러난 데다가 과거 당 예비후보로 활동하며 다른 당 후보 지원유세에 참가한 전력까지 문제가 되며 당원들로부터 ‘정치 세습’이라는 내부 비판까지 받았다. 당 지도부가 이에 백 대표의 영입을 최종 보류했지만, 내부 불만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등과의 ‘보수 대통합’이 이번 총선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상대적으로 청치권 소수자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20대 총선 때와 달리 이번에는 이주민과 여성, 청년 등 정치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당장 당내에서도 일찍이 뽑아 놓은 청년 부대변인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져 내년 총선에서의 활약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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