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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보우소나루 “룰라는 죄수”…룰라 국정운영 제대로 하라”
美국무부 “룰라 석방은 국내문제…브라질 민주적 제도 신뢰”

[헤럴드경제]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대중연설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날카로운 공방을 벌였다. 룰라 전 대통령이 석방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룰라 전 대통령을 ‘악당’, ‘죄수’로 부르면서 “룰라는 석방됐으나 모든 죄를 등에 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수감 580일 만에 석방된 데 대해 강한 증오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국민 대다수는 정직하고 부지런하다"면서 "죄수에게 공간을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판사 시절 룰라 전 대통령 수감을 결정한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은 연방대법원의 판단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연방대법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하지만, 의회에 의해 석방이 수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파울루 주(州)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 시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룰라 전 대통령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민병대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국정을 운영하라고 선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치인 아들들이 리우 민병대와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는 소문을 언급한 것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사회 분야 사령탑인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과 모루 장관을 겨냥해서도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말해 경제·사회정책에 대한 공세를 예고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룰라 전 대통령을 '악당' '죄수'로 부르며 강한 증오심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제공]

한편, 미국 국무부는 룰라 전 대통령 석방과 관련해 사실상 불간섭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결정으로 룰라 전 대통령이 석방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브라질의 국내 문제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부는 "미국은 브라질의 민주적 제도를 신뢰한다"고만 말해 룰라 전 대통령 석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2017년 7월 1심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각각 선고받았으며, 지난해 4월 7일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지난 7일 대법관 전체회의를 열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연방대법원은 2심의 유죄판결에 근거한 체포·수감 결정에 대해 심리를 진행한 결과, 찬성 5표·반대 6표로 기존 결정을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

연방대법원은 2016년 2월 확정판결이 아닌 2심 결과만으로도 구속할 수 있다고 판결했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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