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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산 “육해공 진출”·애경 “초대형 항공”…아시아나 누가 품을까
- 인수가격 2조원 제시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우위
- 애경은 자금력 뛰어넘는 2조원 제시 “규모의 경제 극대화”
- 신주ㆍ구주 가격 눈치보기…금호ㆍ채권단 매각의지 관건
- 매각 절차 ‘속도전’…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일주일 내 윤곽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제2의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제주항공(애경) 컨소시엄 간 양자대결로 압축되면서 어떤 회사가 새 주인이 될지 이목이 쏠린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통매각한다는 전제다.

지난 7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2조50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 노하우가 부족한 약점을 입찰가로 만회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추가 실리는 이유다.

업계는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을 경우 면세점·호텔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강원 오크밸리를 인수하는 등 그룹 내 사업 다각화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범(汎) 현대가(家)의 항공업 진출이란 의미도 크다.

현대그룹은 고(故)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89년 현대정공에서 민수용 헬기 사업을 추진하다가 1994년 현대기술개발 설립하며 항공기 제작 사업에 발을 들였다. 1996년엔 현대우주항공을 출범하면서 항공업 진출의 초석을 놨다.

그러나 1999년 현대우주항공과 삼성우주항공, 대우중공업이 빅딜에 의해 한국항공우주(KAI)로 재편되면서 현대는 사실상 항공업에서 손을 뗐다.

서울 강남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모습.[연합]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항공업이 가져다 주는 이점이 크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며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통 큰 베팅’에 시장의 기대감이 큰 이유”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명의로 입찰에 참여한 애경은 2·3위 항공사 간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경험이 전무한 사업자들의 자금만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체질 개선이 어렵다는 논리다.

제주항공이 제출한 인수가격은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애경의 자금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고한 인수 의지를 보여준 대목이다.

제주항공은 입장문을 통해 “항공업은 자본력이 충분하다고 경영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며, 타 산업과 상이한 이해도와 역량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실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제주항공과의 시너지와 경영 정상화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국제선 45%, 국내선 48%의 점유율을 보유하게 된다. 대한항공을 제치고 국내 최대 항공그룹의 지위를 얻게 되는 셈이다.

매각 주체인 금호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의지가 중요하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신주 가격을 높게 받길 원하고, 금호는 그룹의 재건을 위해 구주 가격에 민감해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앞서 아시아나항공 발행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아 행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정은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라며 “금호 입장에선 인수 후보들이 내건 구주 가격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차선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애경그룹 본사에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연합]

한편 금호산업은 본입찰 서류 검토를 신속히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일주일 안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매각 작업은 모두 마무리된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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