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인 유승민 의원이 7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보수통합론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변혁에선 대화에 동참하겠다는 한편 신당기획단 출범을 알리는 등 이슈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도 읽히는 중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혁 대표는 7일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고는 제대로 화합도, 통합도 될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변혁 비상회의에서 “한국당이 (제가 제시한)원칙을 가볍게 보거나 쉽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다만 이 원칙만 지킨다면 다른 아무 것도 따지지 않고 요구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변혁은 이날 보수통합에 대한 대화 동참 뜻을 밝히면서 유의동·권은희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기획단 출범도 발표했다. 소위 ‘투트랙’ 전략에 나선 모습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보수통합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데 대해 압박하는 수단이자 대화가 잘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길로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대표는 보수 통합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을 거듭 표명했다. 그는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사람이며,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그런데 (한국당 안에는)탄핵에 반대한 정치인도 있다”고 했다. 이어 “대화는 시작하지만, 한국당 인사들이 보수 재건을 위해 어떤 생각을 갖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한국당 입장에선 (제 원칙을 받는 게)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을 향해 제 원칙을 갖고 속임수를 쓸 생각하지 말라고 말한 것은 그만큼 진정한 보수 재건이 어렵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신당에 대한 뜻도 접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다음달 10일 정기국회가 끝날 때가 중요한 기점이라고 본다”며 “그 이후 준비된 신당기획단을 통해 창당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황 대표의 제안을 놓고 전날 ▷‘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 내걸기 ▷낡은 집 허물고 새 집 짓기 등 제안을 꺼냈다. 그는 “이 보수재건 원칙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다면 대화를 시작하겠다”며 “보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대화라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황 대표는 유 대표의 이런 원칙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친 상황이다. 그는 전날 유 대표의 뜻에 대해 “대의를 나누고 유 의원에 대한 당내 반대와 반발도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때도 “자유 민주세력 통합은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통합에 대의를 걸어야 한다.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황 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우파의 모든 뜻 있는 분과 함께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통합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며 보수통합론을 끌어올렸다. 그는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과의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물 밑에서 하던 (통합)논의를 본격화하고 과정마다 국민 뜻을 받아 반영하려고 한다. 이를 위한 당내 통합 논의기구도 설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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