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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 팽개친 ‘프듀X’ 조작의혹, 제작진 구속은 당연

투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엠넷(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프듀X) 제작 PD 등 관계자들이 결국 구속됐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득표수를 조작해 아이돌 데뷔 지망생을 선정했다는 혐의다. 그 범죄 혐의가 상당부분 인정되고 사안이 워낙 중대해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영장전담 판사가 판단한 것이다. 최종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국민들은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프로그램을 보며 환호했던 청소년들이 느꼈을 절망과 배신감은 형언하기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 공정과 기회 균등이라는 시대적 가치가 대기업 그룹 방송사에 의해 훼손됐다는 게 유감스런 부분이다. 프듀X는 아이돌 지망생들이 치열한 공개 경쟁을 통해 정식 데뷔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이 네번째 시리즈로 그동안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 유명 인기 아이돌 그룹을 배출해 냈다. 아이돌 가수 데뷔를 꿈꾸는 지망생에게는 꿈과 희망의 등용문이었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참여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더 큰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공정하게 진행된다는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국민 프로듀서’라는 개념을 끌어들인 것도 이런 까닭이다. 내가 응원하는 아이돌 지망생이 정식 가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 특히 청소년들은 기꺼이 휴대전화 번호를 눌렀다. 한데 이게 조작이란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들의 눈에 비친 기성 세대가 어떤 모습이었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그렇지 않아도 이전과 달리 성공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개천에서 더 이상 용이 나오지 못하는 시대다. 진학과 취업의 기회조차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사라지면서 많은 청년들이 좌절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국민적 비판을 받게 된 것도 경쟁의 공정성을 의심받았기 때문이다. 아이돌 지망생에게는 이같은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사다리다. 그런데 이걸 걷어찬 것이다. 지망생 당사자는 물론 함께 참여해 열심히 응원한 국민들을 우롱하듯 속인 것이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말이 없다.

회사측은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럴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다. 해당 PD는 물론 회사에도 관리 감독의 책임을 적극 물어야 한다. 이같은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개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제작진의 일탈로 몰아가기에는 사안이 너무도 중대하다. 엄중한 법의 심판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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