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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패션, 독창적 디자인 강점…해외 인플루언서와 협업 아쉬워”
해외 바이어가 본 한국 패션의 현주소
개성적인 디자인에 디테일·마감 정교
한국 패션브랜드 인지도·위상 높아져
일부 품질에 비해 비싼 가격 지적도
“4대 패션쇼 일정 맞춰 적극 홍보해야”
최근 막을 내린 ‘2020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 패션 브랜드의 인지도와 위상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를 알리기 위한 인플루언서나 미디어와의 협업·활동 능력은 부족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왼쪽부터 토머스 헤이즐허스트 두바이 ‘하비 니콜스’ 남성복 바이어와 라이언 윌슨 두바이 하비 니콜스 여성복 바이어, 세렌 세팅루 터키 ‘쇼피 고’ 디렉터, 에릭 마크 홍콩 ‘엠와이엔디’ 디렉터.

“전 세계적으로 한국 패션 브랜드의 인지도와 위상은 높아지는 추세다. 독창적인 디자인은 강점이지만 이를 알리기 위한 해외 인플루언서나 미디어와의 협업·활용 능력은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 패션 시장에서 구매력이 높은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중동, 아시아의 바이어들은 한국 패션의 현주소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헤럴드경제신문은 지난 19일 막을 내린 ‘2020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홍콩·터키·두바이 바이어들을 인터뷰하고 K패션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토머스 헤이즐허스트 두바이 ‘하비 니콜스’ 남성복 바이어는 “한국 디자이너들은 스트리트 패션과 정교한 테일러링(재단)을 혼합한 개성있는 디자인을 내놓는다”며 “기술과 직물을 사용하는 데 능숙하고, 옷의 디테일과 마감에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라이언 윌슨 두바이 하비 니콜스 여성복 바이어도 “두바이 소비자들은 여전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4대 국가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도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우영미 디자이너의 남성복 브랜드 솔리드 옴므는 서양인들도 입을 수 있는 한국적인 실루엣과 고품질의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현민 디자이너의 뮌과 이무열 디자이너의 유저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바이어들이 찾는 한국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다. 세렌 세팅루 터키 ‘쇼피 고’ 디렉터는 “터키에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저, 비스퍽, 록 등 여러 한국 브랜드를 바잉한 경험이 있으며, 모두 컬렉션, 홍보, 경영 측면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에릭 마크 홍콩 ‘엠와이엔디’ 디렉터도 한국 브랜드를 꾸준히 입점시키고 있다. 최근에 거래한 브랜드로는 모호, 누퍼, 제이쿠, 로얄레이어, 네이비스튜디오 등이 있다. 그는 “한국 디자이너들은 대담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상품에 반영한다”며 “최근 눈에 띄는 브랜드로는 뮌, 디그낙, 막시제이, 디바이디 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패션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있다. 마크 디렉터는 일부 한국 브랜드가 품질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받고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세계 패션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상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다”면서 “같은 고가 상품인 경우 프랑스, 이탈리아 등 패션 강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 브랜드를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팅루 디렉터는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 런던, 파리 등에 한국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모은 쇼룸을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헤이즐허스트 바이어도 “파리·밀라노·런던·뉴욕 등 4대 패션쇼에 일정을 맞추고 해외에 더 많은 한국 디자이너들의 쇼룸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패션위크는 4대 패션위크가 모두 끝난 후 마지막으로 열린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이미 다른 패션위크에서 지정된 예산을 모두 사용한 바이어들로부터 수주를 따고 생산기일을 맞추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해외 인플루언서와 미디어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윌슨 바이어는 “한국 브랜드는 아시아 이외 국가의 미디어나 소셜미디어(SNS)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며 “서양 인플루언서나 미디어를 영민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 디렉터도 “중국 패션 시장은 사실상 인플루언서에 의해 움직인다”며 “대표적으로 한국 브랜드 ‘아더 에러’는 중국 유명인들이 자주 착용한 탓에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인플루언서와 함께 손잡고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전 세계적으로 한국 패션 브랜드의 인지도와 위상은 높아지는 추세다. 독창적인 디자인은 강점이지만 이를 알리기 위한 해외 인플루언서나 미디어와의 협업·활용 능력은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 패션 시장에서 구매력이 높은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중동, 아시아의 바이어들은 한국 패션의 현주소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헤럴드경제신문은 지난 19일 막을 내린 ‘2020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홍콩·터키·두바이 바이어들을 인터뷰하고 K패션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토머스 헤이즐허스트 두바이 ‘하비 니콜스’ 남성복 바이어는 “한국 디자이너들은 스트리트 패션과 정교한 테일러링(재단)을 혼합한 개성있는 디자인을 내놓는다”며 “기술과 직물을 사용하는 데 능숙하고, 옷의 디테일과 마감에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라이언 윌슨 두바이 하비 니콜스 여성복 바이어도 “두바이 소비자들은 여전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4대 국가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도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우영미 디자이너의 남성복 브랜드 솔리드 옴므는 서양인들도 입을 수 있는 한국적인 실루엣과 고품질의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현민 디자이너의 뮌과 이무열 디자이너의 유저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바이어들이 찾는 한국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다. 세렌 세팅루 터키 ‘쇼피 고’ 디렉터는 “터키에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저, 비스퍽, 록 등 여러 한국 브랜드를 바잉한 경험이 있으며, 모두 컬렉션, 홍보, 경영 측면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에릭 마크 홍콩 ‘엠와이엔디’ 디렉터도 한국 브랜드를 꾸준히 입점시키고 있다. 최근에 거래한 브랜드로는 모호, 누퍼, 제이쿠, 로얄레이어, 네이비스튜디오 등이 있다. 그는 “한국 디자이너들은 대담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상품에 반영한다”며 “최근 눈에 띄는 브랜드로는 뮌, 디그낙, 막시제이, 디바이디 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패션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있다. 마크 디렉터는 일부 한국 브랜드가 품질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받고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세계 패션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상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다”면서 “같은 고가 상품인 경우 프랑스, 이탈리아 등 패션 강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 브랜드를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팅루 디렉터는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 런던, 파리 등에 한국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모은 쇼룸을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헤이즐허스트 바이어도 “파리·밀라노·런던·뉴욕 등 4대 패션쇼에 일정을 맞추고 해외에 더 많은 한국 디자이너들의 쇼룸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패션위크는 4대 패션위크가 모두 끝난 후 마지막으로 열린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이미 다른 패션위크에서 지정된 예산을 모두 사용한 바이어들로부터 수주를 따고 생산기일을 맞추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해외 인플루언서와 미디어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윌슨 바이어는 “한국 브랜드는 아시아 이외 국가의 미디어나 소셜미디어(SNS)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며 “서양 인플루언서나 미디어를 영민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 디렉터도 “중국 패션 시장은 사실상 인플루언서에 의해 움직인다”며 “대표적으로 한국 브랜드 ‘아더 에러’는 중국 유명인들이 자주 착용한 탓에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인플루언서와 함께 손잡고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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