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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기술 스핀오프 민간서 꽃피운다 ④ 삼양화학공업] 北 ‘생물학 무기’ 대비 국산화 기술...지하철·공항 이어 감시영역 확대중
삼양화학공업 분석기기연구소 연구원들이 입도분포측정기의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삼양화학공업 제공]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2012년 북한의 생물학 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생물독소감시기’를 세계에서 4번째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생물독소감시기는 생물무기가 대기 중에 살포되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중앙통제소에 측정데이터를 전달, 실시간으로 경보를 제공하는 장비다. 이 장비 덕분에 군은 생물학무기 공격 위협에 대한 조기 대응능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생방 방호, 탄약 및 위장체계 분야 전문업체인 삼양화학공업은 ADD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약 2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민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입도분포측정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업체는 ADD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국방기술의 민간적용(스핀오프) 성공사례를 도출해냈다. ADD는 단순 기술이전은 물론 제품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해결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삼양화학공업은 생물입자 감시기술을 활용하면 민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대테러방지와 보건환경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입도분포측정기는 지하철, 공항, 항만 등 주요시설에 설치돼 원격으로 24시간 대기 중 생물입자의 농도를 분석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황사 및 미세먼지와 같은 일반입자와 달리 생물입자는 형광과 산란을 동시에 발생하는 차이에 따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매커니즘이다. 대기 중 세균 및 바이러스가 일정량 이상 감지되면 실시간 경보가 울리고 측정 데이터 분석을 통해 20분 이내에 세균 및 바이러스의 종류를 식별한다. 테러에 이용되는 바이러스로 판명되면 피해자들에게 항생제 투여 등 신속한 응급조치를 가능하게 한다.

삼양화학공업은 2016년 제품 출시 후 질병관리본부에 납품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7 U-20 월드컵, 2018 평창동계올림픽,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 장비를 활용해 생물학테러 감시에 일조했다. 현재 생물독소감시기는 군에 100대 정도 판매됐고 입도분포측정기는 질병관리본부 등 공공기관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방방재청도 도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국 지자체, 병원, 대학 연구실 등에서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철 삼양화학공업 분석기기연구소 부소장은 “미국에서는 911 테러이후 다중이용시설에서 활용하는 바이오와치 시스템을 전역에 설치하고 있다”면서 “군에서는 탄저균 등 테러에 사용하는 생물입자들을 감시하고 민간에서는 많은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세균농도를 실시간 측정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장비와 배기시스템을 연동해서 사용하면 대기질 환경 개선과 개인건강관리 효과도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삼양화학공업은 지하철과 같은 공공장소에도 활용할 수 있는 휴대형측정기 개발에도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국방기술 중 민간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발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소장은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자체 및 주요시설의 생물입자 모니터링망이 구축되면 다양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전염병 예측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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