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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공룡 생존기 ③]이커머스 대세 역행 11번가…유통업계 "군침도네"
대규모 마케팅 줄여 흑자전환
시장점유율 줄었지만 매물가치는 늘어
"IoT-커머스 결합 노하우 노리는 유통업체에 매력적"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분사 이후 수익 우선 전략을 추구해온 이커머스 업체 11번가가 유통업체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유통업체들이 11번가의 ICT 역량을 흡수하기 위해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4일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11번가가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 인수대상로서의 매력이 증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11번가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각각 43억원과 4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이같은 흑자는 이커머스 시장의 대세인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줄인 결과다. SK텔레콤은 지난 2017년 롯데쇼핑과의 11번가 지분투자 협상이 결렬된 이후 SK플래닛으로부터 11번가를 분사했다. 이 과정에서 "11번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매출 확대 전략 대신 수익성 강화 전략으로 선회했다.

수익성 중심 경영은 재무구조 개선에는 도움이 됐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11번가는 결제액 기준으로 옥션과 G마켓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2위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상반기 결제액이 전년대비 9% 가까이 줄어든 5조2500억원에 그치면서 7조8400억원으로 늘어난 쿠팡에 추월당했다. SK텔레콤이 11번가를 계속 들고가기보다 유통업체 등 외부에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어지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9월 국민연금과 H&Q코리아 등 FI(재무적 투자자)로부터 5000억원의 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3~5년 내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인 SK텔레콤의 지분까지 동반 매도하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맺었다. 흑자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상장이 쉽지 않은 만큼 매각을 통해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를 도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유통업체들 입장에서는 쿠팡보다 ICT 역량이 비교적 뛰어난 11번가가 보다 매력적이라는 게 IB업계의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필요로 하는 경쟁력은 물류네트워크도, 상품 다양성도 아닌 오픈마켓과 IoT(사물인터넷) 경쟁력"이라며 "SK텔레콤 산하 자회사로서 11번가가 갖춘 ICT 역량을 보고 11번가 인수를 고려하는 유통업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호 11번가 대표이사는 독립법인 출범 당시 제품 검색과 결제, 배송, 반품까지 쇼핑의 모든 단계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한국의 아마존'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장바구니 리마인더, 실시간 쇼핑검색어 서비스, 쇼핑 알림메신저 11톡 등을 선보이며 ICT 기술 역량을 커머스 시장에 접목해 왔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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