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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동의 80년대’ 외교史 발자취 남긴 노신영 전 총리 별세
-정통외교관 출신…5공화국에서 한미관계 정상화·日경협 주도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21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노 전 총리가 1986년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방한 당시 같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격동의 1980년대에 대한민국 외교·안보사에 큰 획을 그었던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정통 외교관 출신인 노 전 총리는 5공화국 국정의 최전선에 섰던 인물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22일 “노 전 총리가 어제 서울대병원에서 돌아가셨다”며 “숙환으로 별세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빈소는 아침 9시께 차려질 예정”이라고 했다.

평안남도 강서 태생으로 실향민인 노 전 총리는 서울대 법대 졸업 1년 전인 1953년 고시행정과에 합격, 1955년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0년 5공 정권이 들어서자 외무부 장관에 이어 국가안전기획부장(안기부장), 국무총리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신군부 멤버도 아니었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은 없었지만 그는 정권 내내 중용되며 대한민국 외교·안보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고 한때 유력 대권 후보로도 거론됐다.

고인은 1980년 8월 고시 출신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외무장관에 올랐으며 장관 시절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최대 규모의 양국 간 경협협상을 맡기도 했다. 안기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중국과 첫 공식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한 중국 여객기 불시착 사건, 사할린 상공에서 발생한 소련기에 의한 대한항공기 격추사건, 아웅산 테러암살사건 등 굵직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불거지자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용퇴,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 고문을 지냈으며 1994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노 전 총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표적 멘토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초대 주인도대사로 나갈 때 반 총장을 서기관으로 데려간 데 이어 방글라데시와 수교할 때도 반 총장을 동행시켰다. 특히 1985년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반 전 총장을 초고속 승진시켜 의전비서관에 임명하기도 했다. 고인은 총 2년3개월간 총리직을 수행, 이명박정부의 김황식 국무총리(2010년 10월1일∼2013년 2월26일·2년 4개월) 이전까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

노 전 총리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10년 전인 2009년 4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故) 김 여사와 슬하에 3남 2녀를 뒀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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