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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차도 수입차도 1등만 팔린다…자동차 업계 ‘양극화 현상’ 심화
-지난달 현대·기아차 내수 국산차 점유율 82%
-셀토스, 소형SUV 시장 1위 등극하며 현대·기아차, 전 세그먼트 1위 ‘독식’
-수입차도 벤츠 독주 현상…올들어 판매된 수입차 3대 중 1대가 벤츠
-전문가 “특정 브랜드 쏠림 현상, 경쟁력있는 신차 부족한 탓”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내수 시장 독주체제가 가속화하고 있다. 끊임없는 신차 출시를 통한 라인업 강화로 전 차급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나머지 완성차 3개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고 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일본차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받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독주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2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내수 시장에서 각각 5만139대, 4만2005대 등 총 9만2144대를 판매하며 82.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10대 중 8대가 현대·기아차인 셈이다.

기아차의 뒤를 이어 내수 점유율 3위에 오른 것은 르노삼성자동차였다. QM6 LPG모델의 선방으로 7817대의 실적을 올리며 6.9%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내수 3위 쌍용자동차는 소형SUV 티볼리 등 주력 모델의 부진으로 7275대(6.5%)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노사 갈등과 신차 부족 등에 시달리던 한국지엠(5171대·4.6%)은 간신히 5000대를 넘겼다.

지난 2012년 74.6%를 정점을 찍었던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13년 71.4%, 2014년 69.3% 등 하락세에 접어들며 2016년엔 급기야 65.4%로 추락했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그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2017년 67.5%로 소폭 반등한 이후 지난해 81.2%까지 크게 높아졌다. 그랜저와 싼타페라는 ‘쌍두마차’의 활약과 더불어 스포티지·K시리즈의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올들어 현대·기아차의 질주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나머지 3사가 마땅한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 현대·기아차가 굵직한 신차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실제 올 상반기 기아차가 출시한 셀토스는 쌍용차 티볼리를 밀어내고 두 달 연속 소형SUV 세그먼트 왕좌에 올랐다. 지난해 코나 출시에도 흔들림 없었던 소형SUV 시장마저 현대·기아차가 정복하며 사실상 내수 시장 세단 및 SUV의 전 세그먼트는 현대·기아차 모델로 갈음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입차 시장도 1강 체제인 것은 마찬가지다. BMW와 아우디폭스바겐 등 상당수 수입차들이 인증 지연과 물량 부족으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사이 벤츠가 홀로 질주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7월부턴 도요타, 렉서스 등 일본차 브랜드가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은 데 따른 반사이익까지 얻으며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96.7%나 증가한 7707대를 팔았다. 이는 4249대를 판매한 BMW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며, 현대·기아차 다음에 해당하는 판매량으로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보다도 많다.

올 1~9월 누적 판매대수를 놓고 보면 수입차 시장의 32.9%(5만4908대)를 차지한다. 올해 판매된 수입차 3대 중 1대는 벤츠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의 승자독식 양상이 경쟁력있는 신차 유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현대·기아차가 가성비 좋은 신차가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쌍용·르노삼성·한국지엠 등 3사가 괜찮은 신차를 대거 출시한 덕에 현대·기아차의 쏠림 현상이 그리 크지 않았다”면서 “쌍용차는 최근까지도 디젤 모델에 국한돼 있고, 르노삼성은 노후화 모델을 대체할 신차를 쏟아내지 못하며 이같은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3사(쌍용·르노삼성·한국지엠)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는 가성비 좋은 신차를 선보이는 것 밖엔 답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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