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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이즈는 왜 유난히 음원에 강한가?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헤이즈는 음원강자다. 지난 13일 발매한 다섯번째 미니앨범 ‘만추’의 더블 타이틀곡 ‘떨어지는 낙엽까지도’와 ‘만추’는 18일 오후 현재 멜론차트 4위와 27위에 각각 올라있다. 이전에도 ‘비도 오고 그래서’ ‘널 너무 모르고’ ‘Jenga’ 등 장기간 음원에서 맹위를 떨쳤던 노래들이 많다. 헤이즈는 왜 유난히 음원에 강할까?

우선 가사의 현실감과 그것으로부터 오는 자연스러움이다. 헤이즈는 자신이 가사와 곡을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헤이즈는 싱어송라이터다. 그의 창작의 원천은 중학 시절부터 써온 일기장이다. 완전히 자기 이야기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가사가 매우 구체적이다. 그는 “가사를 있는 그대로 디테일하게 쓴다. 개인적인 감정을 숨김 없이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싱어송라이터”라고 말한다.

‘너무 추워지기 전에 잘 됐어/내가 널 미워하려/안간힘을 써 봐도/절대 안 되는 것처럼/나를 다시 사랑 할 수 없겠지/사랑했잖아 정말 사랑했잖아/이런 말은 소용없단 걸 알아서/나는 애써 차가워지려 노력 중/그래야 너 가는 길이 덜 힘들까 봐’(‘만추’)

헤이즈는 레트로팝과 시티팝이 어우러진 ‘만추’가 100% 자신의 경험담이라고 했다. “눈빛과 표정만 봐도 다 아는 관계인 오래 만난 연인에게 어느샌가 다른 여자가 생겼다. 하지만 그가 날 만났을 때는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를 알고, 그가 나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기 전에 내가 떠나야겠다. 차마 다른 여자 만난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떠난다는 노래다.”

마음이 떠난 남자를 보내면서 “정말 사랑했잖아. 정말 행복해야 돼”라고 하고 “내 차가웠던 마지막 모습만 기억해”라고 말하는 것은 이별을 찬란한 슬픔으로 승화시켰다는 측면에서 김소월의 ‘진달래꽃’ 감성과 닿아있다. 헤이즈는 “아픔이 분명히 더 나은 관계를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했다.

헤이즈는 “소재가 될 것 같다고 생각되면 항상 메모를 한다. 멜로디도 따둔다. 짧은 시간에 완성시키는 곡도 있지만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써놓은 것들이 이어져 노래가 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사의 진솔함에 헤이즈 특유의 고독한 감성, 그런 감성을 끈적끈적 하게, 때로는 몽환적으로 풀어내는 멜로디감, 중독성을 유발할 정도로 애절함을 소화하는 독특한 음색이 더해져 헤이즈만의 ‘개성파 감성 뮤지션’이 완성된다.

헤이즈가 고음지르기 등 가창력을 위주로 하는 창법이 아니라,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멜로디와 이에 어울리는 음색으로 자연스럽게 밀고나가는 스타일이라는 점도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는 요소다.

이에 대해 헤이즈는 “부모로부터 받은 음악적 영향이다. 어릴 때 어머니가 항상 전축을 틀어놨다. 이문세,변진섭,이승철,윤상,이적,유희열 선배님의 음악을 듣고 자랐다. 제 노래에는 그런 감성이 묻어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성격은 밝은데, 좋아하는 날씨는 비오는 날이다. 계절도 쓸쓸한 가을을 좋아한다. 옛날에 듣고 자란 음악적 영향이다. 내 성격이랑은 아예 다르다”고 덧붙였다.

헤이즈의 인터뷰는 솔직해서 좋았다. 안해도 될 말까지 술술 나왔다. 비주얼은 여배우인데, 감성은 그냥 ‘애’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톤까지 더해져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헤이즈는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다. 악보를 보고 연주만 할 줄 안다. 음학(學)은 모른다. ‘(음악을) 알면 이렇게 안쓸 것 같은데’라고 뮤지션이 말해준 적도 있다. 나만의 감성이 있는 것 같다“면서 “처음 해본 레트로 시티팝이 좋다. 이번 타이틀곡도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헤이즈는 싱어송라이터지만 다른 뮤지션에게 피처링을 자주 부탁하는 편이다. ‘만추’도 크러쉬가 피처링에 참가했다. 헤이즈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지만, 헤이즈를 버리고 딴 데 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부분을 피처링으로 해소한다. 내가 상상력이 없는 편인데, 피처링을 하면 내가 생각 못했던 것들이 빨리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문세 선배님과도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인생이 바뀐 것은 2015년 ‘언프리티랩스타2’에 출연하면서다. 이를 계기도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부산에서 음악하러 서울에 왔다. 고생이 많았다. 성적이 음악의 걸림돌일 수 있어 과수석(부경대 경영학과) 하고 부모의 허락을 받아 서울에 왔다. 내가 원하는 걸 하니, 집에 손을 벌리지도 못했다. 그런데 음악보다 알바를 더 많이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돌아가 결혼하고 취업하려는 와중에 ‘언프’ 제의가 왔다. 마지막 기회다. 뭐가 됐건 나가자. 별 생각 없이 나갔다.”

헤이즈는 “삶의 변화가 없고, 고갈이 되면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 노래를 만드는게 가장 재밌고, 체력적으로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시기가 길지 않을 듯 해서 지금 열심히 한다”면서 “앞으로도 크게 변함 없이 솔직한 이야기들을 터놓고 이야기 하겠다”고 밝혔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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