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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조 최대어 잡아라” 닻 올린 한남3구역 수주戰…관전 포인트 3가지
정부 규제 등 강화…조합원들 ‘건설사 자금력’ 주목
특화 경쟁도 본격화, 과열경쟁 우려도

올해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3구역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성연진·양대근 기자] 공사비만 약 2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이자, 올해 정비업계 ‘최대어’인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수주전이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2019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2·3·4위를 차지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대형사들의 자존심을 건 경쟁이 예상된다. 3사간 치열간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력과 특화경쟁 등이 수주 성공여부를 정하는 결정적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주비·이사비 얼마?” 자금력 누가 앞설까=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총 197개동, 5816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한남3구역 현재 조합원만 3880여명에 달한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재개발 지역이라는 특성상 영세 거주자의 비중이 높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이 강화된 점도 조합원에게 부담이다.

이 때문에 대형사들이 보유한 ‘자금력’은 조합원의 마음을 움직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주목되는 것은 이주비와 이사비 부문이다. 이주비는 공사 기간 동안 조합원들이 일시적으로 다른 곳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전·월세 등을 지원하는 자금이고, 이사비는 공사 후 새 집으로 옮길 때 필요한 포장 이사 비용 등 경비를 말한다.

과거 현대건설이 수주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 사업성이 높은 정비사업 지역에서는 시공사들이 한 가구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이사비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 조건을 내세운 경우가 적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당시 조합원들에게 5억원의 이주비에 대한 대출 이자를 주고, 대출을 받지 않으려는 이들에게는 대출 이자액에 상응하는 금액인 7000만원을 이사비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남3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업 신용도가 안 좋으면 대출이 잘 안 나오기 때문에 이주비와 대출을 잘 일으킬 수 있는 건설사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 “조합원 마음 어디로” 맞춤형 전략 승부수= 까다로워진 조합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 위해 대형사 간 특화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17일 현대건설은 현대백화점그룹과 손을 잡고 단지 내 백화점 입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근린생활 시설에 현대백화점 계열사와 보유 브랜드의 상가를 입점시키고, 상가 콘텐츠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상호 공동 기획도 같이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입주민 대상 조식 서비스, 케이터링 등 주거 서비스와 백화점 문화 강좌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 서비스도 함께 제공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 최초 프리미엄 백화점이 들어선 아파트 컨셉의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건설은 입찰완료와 동시에 '디 에이치 더 로얄(The H The ROYAL)' 단지명을 공개했다.

GS건설은 지난 16일 ‘100년 주거 문화유산’을 모토로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 설계안을 내놓으며 차별화에 나섰다. 세계적인 건축 설계회사 어반에이전시(UA)가 디자인을 맡았고 지형적 특성을 활용해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하고, 채광과 통풍에 중심을 둔 설계를 예고했다. 다양한 주거문화 콘셉트가 공존하는 미래형 주거단지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대림산업은 이르면 내주 조합원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특화 상품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국내 대형은행을 금융 파트너로 삼는 일에 주력하는 동시에, 보안 업체인 ADT캡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주거 보안 서비스 강화도 모색 중이다.

▶ “상대 약점 잡아라” 과열경쟁 부작용 우려도= 수주전이 과열경쟁으로 치닫을 우려도 제기된다. 벌써부터 한남3구역 인근에는 상대 건설사가 진행하는 사업장의 문제를 부각시키거나 경쟁사의 약점을 담은 홍보물이 뿌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주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될 경우 사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대형사들의 이전투구로 번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정비업계 고위 관계자는 “워낙 여론의 주목을 받고 과열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합 측에서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당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도 조합원과의 개별적인 접촉을 자제하는 등 조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남3구역 조합은 내달 28일 입찰 참여 건설사들을 불러 1차 합동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12월 중에 시공사 선정 조합원 총회를 열어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이상우 익스포텐셜 대표는 “흔히 마·용·성이라고 하지만 용산구는 마포구나 성동구에 비해 아파트 단지가 많은 곳이 아니다”며 “한남3구역을 시작으로 인근 지역의 재개발이 이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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