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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시간단축 후폭풍] 국감서도 52시간 성토 봇물…중기업계 52시간 시행은 ‘사망선고’

  • - 중기 56% “준비 안돼” 추가비용 1조8000억원 추산
    - 고질적 인력난에 3교대로 늘어나는 생산직 대책 전무
    - 시행 2개월 앞두고서야 정치권·정부 “보완책 마련”
  • 기사입력 2019-10-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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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선한 의도에서 시작된 제도지만, 너무 성급하게 진행해 중소기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이 한국은 3개월이고 일본은 12개월이다. 주 52시간으로 인한 월급 감소 폭도 중기는 12.6%로 대기업 7.9%보다 심각하다.”(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최저임금이 소상공인·자영업자 문제였다면 주 52시간 근무제는 중소 제조업의 문제다.”(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대안 없는’ 주 52시간 확대 적용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크고, 부작용을 보완할 대책이 현장에서 일절 준비되지 않았다는게 공통된 우려였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국감위원인 국회의원들에게 역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노사정 합의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계 조사에 따르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중 56%가 주 52시간 근무제 준비가 안됐다고 답변했다. 중소기업연구원 조사 결과 국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 주 52시간 도입으로 줄어든 근로시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12만9000명의 신규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 이에 수반되는 비용만 1조82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유독 중소기업계 대비가 미흡한 원인으로는 고질적인 인력난이 있다. 주 52시간이 시행되면 생산직은 2교대제를 3교대제로 바꾸는 등 신규 인력 채용이 필수다. 이를 두고 코스닥 상장까지 한 중견기업 대표는 “중기 생산직에서 사람 구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느냐”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이라도 서울에서 근무하는 사무직은 지원자가 줄을 잇지만, 생산직 자체를 꺼리는데다 근무지가 지방이면 지원하는 사람 조차 없다”고 호소한다.

중기업계의 인력난은 정치권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주 52시간 제도가 진행되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더 어려워진다”며 “중기, 제조에서는 7만2000명을 뽑는다는데 지금도 지원자가 없어서 못 뽑는다. 7만명을 어디서 뽑을 것이냐”고 허술한 주 52시간 대책을 질타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부담도 맞물려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내년 최저임금이 단순히 2.9% 올랐다고 볼 수 없는게, 주휴수당 등이 더해지고 이 기준에 맞춰 신규인력을 채용하면 실제 부담은 30~40%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계는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채용 증가의 선순환을 기대한 주 52시간이 실제는 생산량 축소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20.9%의 회원사가 근로시간 단축의 대처 방안으로 ‘생산량 축소 감수(별다른 대책 없음)’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현실적인 경영 여건을 감안할 때 무리한 도입은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역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적은 인력 탓에 중소기업은 퇴근 후에 업무가 이어지는일도 많고, 근무시간이라는게 무 자르듯 명확하게 자르기도 어렵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동등한 링안에 올려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답답해 했다.

중소기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한게 하루 이틀이 아닌데 현장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다 시행 두 달을 앞두고서야 정치권과 정부가 나서는 모양새에도 분통을 터뜨린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단체장들과의 만남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고용부는 (중소기업의) 39%만 준비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는데 정부와 현장 인식 차이가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보완법은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여당은 6개월을, 야당은 1년을 주장하는 등 입장차가 분명해 통과가 난망하다. 정치권에서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정부는 이달 안에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방향을 잡았다. 사업주의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 마련은 여당 정책위원회에서 검토되고 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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