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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적 29억통…햇반 용기의 숨은 비밀 '무균포장'
국내 최초로 무균화 포장기술 도입해
초기 투자 100억원…안전성·편의성 핵심
충북 진천 '햇반뮤지엄' 5000여명 방문
햇반의 뚜껑을 구성하는 4중 차단 필름 이미지 [CJ제일제당 제공]
지난 6월 충북 진천 CJ블로썸 캠퍼스 홍보관에 문을 연 '햇반 뮤지엄' 스마트 팩토리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출시 23년 새 ‘국민 쌀밥’이 된 햇반. 햇반은 가정간편식(HMR) 1세대로 분류된다. 쌀을 직접 씻고 지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전자레인지나 끓는 물에 데우기만 하면 완성. 게다가 상온 보관으로 9개월간은 쟁여두고 먹으면 된다. 이 같은 편의성에 힘입어 햇반은 1996년 이래 현재까지 누적 약 28억 8300개가 팔렸다.

햇반이 방부제 없이도 장기간 부패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소비자들에게 이미 친숙한 햇반이지만 그 포장에 숨은 기술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포장 기술은 햇반이 편리함 못지않은 안전성으로 상온밥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제조단계부터 부패 요인 차단=CJ제일제당은 햇반에 우리나라 최초로 무균화 포장 기술을 도입했다. 산소와 미생물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밥은 산소와 접할 때 신선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공기 중에 있는 미생물로 인해 상하기 때문이다.

햇반은 ‘클린룸’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진공 포장된다. 일반 대기 중 먼지수는 1평방 피트당 약 2만개인 반면 클린룸의 먼지수는 100개 이하로 완벽에 가까운 청결도를 갖췄다. 반도체 공장의 슈퍼 클린룸 기준, 머리카락 한 올의 10만 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여기에 고온고압의 스팀살균으로 미생물을 차단하고, 다층 구조의 특수 보관용기와 뚜껑을 사용한다. 이로써 냉장유통이나 보존료·보존제 없이 맛과 향, 영양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은 첨단 무균화 포장을 통해 산소와 외부 미생물의 침입을 차단함으로써 제조 단계에서부터 부패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한다”며 “이를 위해 초기 투자 비용만 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무균화 포장은 안전성과 편의성을 살린 햇반의 핵심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용기·뚜껑도 알고보면 과학=햇반 용기와 필름은 열을 가해도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만든다. 유아용 젖병에 사용되는 소재와 동일하다. 용기 그대로 고온 조리해도 안전하며 끓는 물에서도 외형이 변형되지 않는 이유다. 일반적인 비닐처럼 보이는 얇은 뚜껑은 4겹의 특수 필름으로 이뤄졌다. 상품명 등 디자인이 들어간 인쇄층, 유통 과정에서의 충격을 견디게 해주는 강도 보강층, 외부 산소 유입을 막는 산소 차단층, 용기와 밥에 직접 닿는 접착층이 쌓인 구조다.

햇반 용기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1996년 출시 당시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용기였다. 지금의 원형 형태는 모서리가 있는 직사각형 용기보다 열 전도율이 고루 퍼지는 장점이 있다. 내용물인 밥이 골고루 덥혀지는 셈이다. 용기 측면에는 일정한 각도와 패턴을 적용해 밥이 용기에서 잘 분리되도록 했다.

▶체크슈머 발길 끄는 ‘햇반 뮤지엄’=햇반은 현재 즉석밥 시장 점유율 71%에 달한다.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일환으로 지난 6월엔 ‘햇반 뮤지엄’을 오픈했다. 햇반 체험형 공간인 이곳은 충북 진천 CJ블로썸 캠퍼스 홍보관에 위치했다. 쌀과 밥을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는 ‘햇반홀’, 햇반이 생산되는 공정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햇반 스마트 팩토리’ 두 가지 테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 뮤지엄은 오픈 4개월 새 5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자녀와 함께 온 가족단위 소비자, 식품영양학과 대학생들을 비롯해 트렌드에 민감한 인플루언서들이 방문해 관심을 보였다”면서 “안전성을 꼼꼼히 따지는 체크슈머가 늘어나면서 기업의 공장 체험 투어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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