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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사 순이익 급감에…배당증가율 또 뒷걸음하나
178곳 순익 28.6% 감소 전망
배당확대 여력 더 떨어뜨릴 듯

올해 국내 상장기업들의 순이익 급감으로 배당확대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178개사의 올해 순이익은 91조142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7조7400억원에 비해 무려 28.6% 감소한 수준이다. 2017년 이후 2년 연속 내림세인 데다 올해 감소폭이 유독 도드라진다. 코스피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50.1%)와 SK하이닉스(-85.2%)의 순이익 급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두 기업을 제외하더라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올해 상장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실적 감소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순이익 감소는 각 기업들의 배당확대 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과 주주환원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장기업들도 최근 배당확대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만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 급감으로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매력 증대와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성향을 고려할 때 여전히 배당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년간 양호한 잉여현금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며 “배당성향도 낮아 배당성향의 일시적 상승이 시장에 부담요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의 12월 결산법인 현금배당액은 2014년 15조4900억원에서 지난해 30조원으로 매년 불어났지만 연간 증가율은 30.2%→7.8%→27.6%→9.2%로 둔화되고 있다.

황현영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015년에 도입된 ‘기업소득환류세제’(투자, 배당 등이 순이익에 일정비율 이하인 경우 법인세 추가 부과)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배당을 늘렸지만 2018년 세제 혜택이 일몰하면서 배당증가율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최근 10년간 최저점이다. ROE 개선을 위해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거나 배당 확대가 필요한데 올해 이익 급감이 예상되는 만큼 배당을 확대하지 않으면 ROE 하락 국면이 구조적으로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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