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三電 해외감사인 ‘수읽기’ 들어간 안진
2020년 외부감사인 지정 따라
딜로이트 측과 변경 논의 예정

안진회계법인(딜로이트안진)이 삼성전자의 2020년 외부감사인으로 지정된 가운데, 삼성전자 해외 계열사들 역시 딜로이트로 감사인을 새로 변경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진을 멤버펌으로 두고 있는 글로벌 딜로이트 입장에선 연결회계감사 질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감사인 변경을 요청할 수 있지만, ‘주기적 지정제(6년 자유수임 후 3년 지정감사)’로 인해 3년이 지나면 안진이 모회사인 삼성전자를 감사할 수 없어 딜로이트와 다시 엇갈리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주기적 지정제’에 대해 해외기업들은 생소함과 함께 난색을 표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수임하게 된 안진회계법인은 딜로이트 측과 삼성전자 해외계열사 감사인 변경 여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빅4 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 차원에서도 해외계열사 감사인 변경 방식을 놓고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딜로이트는 모회사의 감사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연결재무제표상 60~70% 수준(자산기준)의 계열사를 감사해야 한다는 자체 규정을 갖고 있다. 이 규정을 따를 경우 삼성전자의 일부 해외 계열사에 대해 감사인을 딜로이트로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감사인 지정제’로 인해 딜로이트에서는 기존 삼성전자의 기존 감사인인 PwC 수임을 자신들로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다”며 “‘감사인 변경’이 쉽지 않은 해외 기업문화에서 받아들여질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안진이 삼성전자와 국내 계열사만 감사할 수도 있다. 감사인 지정은 삼성전자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해외법인들이 딜로이트의 지침을 거부할 수 있다. 또 ‘부문감사인’ 제도가 있어 삼성전자를 맡은 안진이 삼성전자 계열사를 맡은 타 회계법인에게 업무를 요청하는 것은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모회사 포스코를 삼정회계법인이 감사하고, 포스코건설을 한영회계법인이 맡은 사례가 있다.

한편 감사 수입도 관심사다.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자산규모’보다는 ‘계열사의 업종과 수’가 감사 수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지정에서도 삼성생명은 삼성전자보다 총자산이 컸으나, 지난해 감사보수(10억원)는 삼성전자의 감사보수(44억원)보다 적었다. 250개가 넘는 해외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전자가 감사수입 면에선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과도한 감사 보수’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계열사 감사보수에 대한 회계법인들의 움직임 역시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