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동 소재 ‘래미안공덕5차(2011년 입주)’가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이 단지 전용 59㎡ 14층은 10억9500만원, 전용 84㎡ 6층은 13억원에 거래됐다. 또한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전용 114㎡ 10층은 16억원에 거래됐다.
래미안공덕5차는 삼성물산의 하이엔드 전략에 따라 준공된 아현뉴타운의 첫 번째 신축 단지다. 고급화 건물과 조경, 직주근접성 높은 입지 및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 잘 정비된 뉴타운 환경 및 활발한 상권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호평을 얻어왔다.
더불어 부동산 전문가들은 ‘래미안공덕5차의 최근 상승세는 마포구 동쪽에 조성되는 학원가 덕분’이라 입을 모은다. 래미안공덕5차가 자리한 아현뉴타운 주변으로 유명 학원들이 대거 몰려오는 까닭이다.
아현뉴타운 사업은 지난 2003년 마포구 공덕동ㆍ아현동ㆍ염리동 8개 구역이 2기 뉴타운사업지구로 지정되며 시작됐다. 래미안공덕5차(공덕5구역)를 필두로 1만여 세대의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마포구 동쪽의 신축 아파트들이 아현뉴타운에만 자리한 것은 아니다. 뉴타운 인접 지역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도 활발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아현뉴타운과 맞닿은 마포대로(동쪽)ㆍ대흥로(서쪽)ㆍ백범로(남쪽)ㆍ신촌로(북쪽) 인근 지역에도 신축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섰다.
이렇게 ‘아현뉴타운 지구’ 및 ‘뉴타운을 동서남북으로 둘러싼 지구’에 ‘신도시급 생활권’이 형성되자, 아현뉴타운 북측 경계인 신촌로(아현역~신촌역 구간) 및 남측 경계인 백범로(공덕역~대흥역 구간)에 학원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마포구 신촌로 일대는 이미 잘 알려진 학원가이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연세대ㆍ서강대ㆍ이화여대 등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어학 수요를 기반으로 한 여러 어학원들이 주를 이루었을 뿐, 입시학원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11월, 종로학원은 중구에 소재했던 본원을 신촌로로 이전했다. 종로학원의 본원 이전은 40여년만의 일이다. 또한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입시종합학원인 대치상상학원도 신촌로에 분원을 열었다.
마포구 백범로 일대에는 이른바 1타 강사들을 보유한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학원들이 대거 들어섰다. SBS 이슈취재팀의 서울 467개 동 소재 1만4400여 곳의 입시ㆍ보습학원 전수조사에 따르면, 백범로가 있는 대흥동은 학원 밀집도(1㎢당 학원 수)가 서울 전역에서 7번째로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한편 아현뉴타운 내부의 학원가도 규모를 키우고 있다. 래미안공덕5차와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주변 및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단지와 2단지 경계도로 주변에 크고 작은 학원들이 빠른 속도로 들어서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래미안공덕5차 입주민 커뮤니티’ 운영자 신진수씨(43, 필립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광화문ㆍ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들과 매우 가깝고 훌륭한 교통 여건을 갖춘 곳에 신축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서자, 교육열 높은 고학력·고소득 맞벌이 부부들이 이 지역을 보금자리로 선택하면서 학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덕분”이라고 의견을 냈다.
또한 그는 “마포구 동쪽은 지리상 기존의 대치동ㆍ목동ㆍ중계동 학원가에 학원 수요를 흡입당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지역이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래미안공덕5차 인근의 예일학원 외에는 대형 입시종합학원이 거의 전무한 블루오션 지역이었다”며 “이런 점도 여러 유명 학원들이 이곳을 선택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렇게 마포구 동쪽에 신흥 학원가가 조성되면서, 이제 아현뉴타운 및 인근의 신축 아파트들은 ‘직주근접 프리미엄’이란 기존 장점 외에 ‘학군 프리미엄’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신촌로ㆍ백범로 중 한쪽과 인접한 단지 주민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한쪽 학원가를 활용할 수 있게 됐고, 두 학원가의 중간 지대에 위치한 단지 주민들은 무난한 거리에서 양쪽 학원가 모두를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래미안공덕5차는 북쪽의 신촌로 및 남쪽의 백범로에서 각각 6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의 자녀는 양쪽 학원가 모두에 차량으로 약 4분, 도보로 약 12분 내에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인근의 예일학원까지 도보로 약 3분 내에 도착할 수 있다.
워라밸세대라 불리는 현 시대의 3040 부부는 현재의 삶을 중시하기에 신축 아파트를 선호한다. 그러나 상당수가 맞벌이인 그들은 신축이라는 키워드 하나에 만족하진 못한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은 방과 후 부모의 퇴근 전까지 학원 외에는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그래서 3040 부부는 ‘직주근접성’이 높고, 인근에 ‘학원가’가 있으며, ‘생활 환경’까지 잘 정비되어 자녀들이 집ㆍ학교ㆍ학원을 도보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이다. 래미안공덕5차가 3040 부부에게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