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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화식열전] 솔론의 올리브와 금융의 역할

  • 기사입력 2019-10-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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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론(solon)의 개혁이 이뤄지기 전 아테네는 군사력이 약화돼 주변국의 침략에 시달렸다. 땅을 빼앗겨 식량부족과 양극화 등 경제문제가 깊어지며 계층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 빈민은 본인이나 가족의 몸을 담보로 빚을 낼 정도였지만, 결국 갚지 못해 노예가 되거나 도망자로 전락하는 이가 많았다.

빼앗겼던 국토를 되찾아온 영웅으로 권력에 다가간 솔론은 빈민구제책(seisachteia)을 담은 경제개혁을 단행한다. 부채탕감과 인신담보 대출금지, 빚 때문에 노예가 된 이들의 해방 등이다. 처음엔 저항에 부딪힌다. 채권자들은 돈을 잃어서, 채무자들은 기대했던 토지분배까지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었다. 솔론은 일단 스스로 막대한 액수의 채권을 포기해 채권자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빈민대책이었다. 채무는 탕감됐지만 악화된 경제사정으로 새로운 소득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또다시 빚의 늪에 빠질 이들이 상당했다. 땅을 나눠주기엔 인구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단행된 것이 올리브 중심의 농업혁신이다.

솔론은 경제력을 올리브 산업에 집중시켰다. 올리브 생산이 획기적으로 늘고, 그와 연관된 산업들이 연쇄적으로 발달했다. 올리브를 팔아 이룬 부로 식량부족도 해결했다. 솔론 이후 아테네는 금권정치와 참주(tyrannos) 정치의 과도기를 겪지만 지중해 최강국으로 거듭난다.

금융위원회가 소비자신용법 제정계획을 밝혔다. 채무자들에게 빚을 합리적으로 갚을 협상력을 부여하고, 과도한 연체이자를 금지시키며, 무리한 채권추심을 막는 제도적 근거를 만들려는 취지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역사에서 문제가 됐던 ‘고리대(usury)’를 언급하며 과도한 이자가 경제에 미치는 폐해를 강조했다.

사실 돈에 붙이는 이자는 서양과 중동 역사에 걸쳐 오랜기간 금기시됐다. 이슬람과 기독교에서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죄(sin)로 여겼다. 근대에 들어와야 부당한 고리대와 정당한 기회비용으로서의 이자가 구분되기 시작한다. 고리대는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불법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히타이트, 페니키아, 이집트 등에서 국가가 정한 기준에 따르는 이자는 합법적으로 인정됐다. 동양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자는 경제의 일부였다. 기원전 91년 완성된 사기(史記) 화식열전(貨殖列傳)을 보면 요즘의 금융업을 연상케 할 정도다.

“100만 전을 가진 집이면 20만 전의 이자 수입을 거둘 수 있다. 요역을 대신 맡기는 비용과 내야 할 세금을 충당하고, 입고 먹는 것을 충족시키고 마음 놓고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

“1000관을 시장에서 이자를 놓으면 욕심 많은 상인은 1/3을 취하고 양심있는 상인은 1/5을 취한다. 기타 잡일에서도 2할의 이윤을 남기지 못하면 돈을 번다고 할 수 없다”

금융은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다. 단순한 돈 장사에 치중한다면 경제적 약자에 고통을 주는 고리대가 될 위험이 크다. 반면 생산적인 곳에 유용하게 공급되면 자본(capital)의 기능을 한다.

이제 다음은 솔론의 올리브 나무다. 연체채무자가 성실 상환자로 거듭나려면 소득과 일자리가 중요하다. 정부가 택한 올리브의 품종은 4차 산업, 핀테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 곳들에서 금융이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빚의 사회적 폐해를 방지할 근원대책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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